IPO 프리즘
이노스페이스, 적정 몸값 '설왕설래'
사업 잠재력 뚜렷 vs 고평가 엇갈려…성장성 입증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3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노스페이스 발사체. (사진=이노스페이스)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시장 내 의견이 엇갈린다. 민간주도 우주 시대 개막과 함께 높은 사업 성장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 현재 실적과 비교해 낙관적인 기업가치를 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이노스페이스가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는 이달 23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총공모 주식 수는 133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6400~4만5600원이다. 최대 시가총액은 4277억원이다. 내달 3~4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 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노스페이스 IPO 개요. (출처=증권신고서)

◆ 발사체 독자 개발 역량 보유…성장 잠재력 '주목'


지난 2017년 설립된 이노스페이스는 우주산업 업스트림(Upstream)에 속하는 발사체 제작·발사 서비스 제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9년 시드 투자(3억원)를 시작으로 2023년 프리 IPO(상장 전 투자)까지 총 705억원에 달하는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프리 IPO에서는 2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아직 상업 발사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의미한 매출은 거두지 못하고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다수의 투자자는 이노스페이스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간 정부 주도로 진행됐던 우주산업이 민간주도로 변화함과 동시에 인공위성을 활용한 기술·사업화도 활발해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노스페이스 실적. (출처=증권신고서)

실제로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독자 개발한 시험발사체 '한빛-TLV'의 준궤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국제우주대회(IAC·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를 통해 A사(기업명 비공개)와 총액 154억원의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에는 상업용 위성 발사체인 '한빛-나노'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추가 고객사 확보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현재 국내외 37건에 달하는 추가 발사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최초로 이탈리아와 브라질 등 4곳에서 다중 발사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각국에서 우주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고객 기반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매출 실현 한계 우려…비교기업 적정성 의견 '분분'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이노스페이스가 성장성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전망,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노스페이스는 2026년 추정 순이익(214억원)에 연할인율 20%를 적용, 현재가치 130억원을 도출했다. 이후 비교기업 3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44.69배를 곱해 할인 전 기업가치 5809억원을 계산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이노스페이스의 수주잔고는 1260만달러(약 171억원)다. 완료된 계약 4건에 기반한 수주 예정액은 88억원이다. 3년 안에 4배가 넘는 추가 계약을 따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노스페이스가 목표로 하는 우주발사체 시장은 미국 스페이스X(SpaceX)와 로켓랩(Rocket Lab) 등 소수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시나리오별 매출 추정. (출처=증권신고서)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로켓랩은 지난해 매출액 3300억원을 넘어섰으나 여전히 적자상태다. 아스트라(ASTRA)의 경우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인 본궤도 발사에 성공하고도 2~3번째 발사 실패로 애먹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미래 추정 실적 실현가능성을 마냥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비교기업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제노코, 한화시스템을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이 중 제노코의 PER이 73.31배로 한국항공우주산업(21.42배) 대비 3배 넘게 높다. PER 배수가 지나치게 높은 기업을 비교 대상에 포함해 IPO 몸값을 높이려 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 할인율 25.20~40.30%를 적용해 2022~2023년 기술성장기업 신규상장법인 평균 할인율(27.52~40.62%) 대비 폭이 좁다. 앞서 비교기업의 PER 배수를 높게 책정했던 기업들이 몸값 거품 논란을 피하고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것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기업의 경우 공모가 희망밴드를 제시하기 위해 적절한 비교기업을 선정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늘 주목받는 사안"이라며 "연초였다면 큰 문제가 없겠으나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기관투자자들도 선별적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인 점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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