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그룹내 ‘찬밥 신세’
㈜웅진, 웅진에너지 지원 가능성 희박…애꿎은 주주들만 피해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집중한 사이 태양광 업체 웅진에너지가 처참히 망가졌다. 당장 상환해야 할 돈이 수백억원에 달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해 최대주주 ㈜웅진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코웨이 인수에 써버린 ㈜웅진웅진에너지를 지원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웅진에너지의 위기는 지난 27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본격화됐다. 감사의견 거절로 비상장 채권인 제7회 무보증 전환사채(CB)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고, 제4회, 제5회 CB도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가 발생해 원금 753억원을 당장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추가로 올해 만기 도래하는 은행차입금 역시 512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웅진에너지도, 웅진에너지의 최대주주인 (주)웅진도 이 돈을 갚을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웅진에너지는 작년 말 당기순손실 1118억원이 발생했으며 누적결손금은 3642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226억원 초과했다. 반면 당장 부채 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82억원에 불과하다.


웅진 역시 가까스로 다시 찾은 ‘코웨이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 웅진에너지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조10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코웨이를 인수했지만, 무리한 인수구조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대부분을 차입해 코웨이를 인수한 만큼 연간 발생하는 이자만 500억원에 달한다.


웅진 역시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웅진그룹도 더 이상 웅진에너지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잉곳·웨이퍼 사업을 추진하던 국내 기업들은 값싼 중국제품 물량 공급으로 대부분 사업을 철수한 상황”이라며 “웅진에너지 역시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점유율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부실이 코웨이 인수금융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웅진에너지는 사채권자 집회를 거친 후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단계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금융에 참여한 관계자들 역시 “웅진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코웨이 인수 금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웅진에너지 자산 가치도 매우 적고, 만약에 웅진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더라도 인수금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애꿎은 소액주주들만 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유가증권시장 규정상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웅진에너지는 (주)웅진과 특수관계자가 31.22%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2만5955명의 주주가 총 주식의 69.27%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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