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車 무역전쟁 고조…국내 자동차업계 ‘비상등’

[이정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유럽연합(EU) 등에 대한 무역전쟁을 자동차 분야로 확대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까지 수입산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대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서를 수령했다. 상무부는 다음달 19~20일 공청회를 가진 후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인 9월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역확장법은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최대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순손실은 향후 5년 간 최대 662억달러(한화 약 73조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 대한 관세·무역 장벽이 제거되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특별관세 대상으로 중국산 제품 1102개 품목에 대해 최대 25%의 특별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중국도 이에 대응해 자국에 들어오는 자동차·대두 등 주요 미국 제품 659개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다음달 1일부터 수입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고, 미국산 자동차에 한해 6일부터 25%의 보복관세를 더해 40%의 관세를 적용한다. 미국에서 생산돼 완성차 형태로 중국에 수출되는 테슬라, 지프, 링컨 등 미국차 브랜드와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BMW X5, 벤츠 GLE 등 독일차 브랜드가 타격을 받게 됐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는 눈치만 살피는 모양새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기와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미·중 간 무역보복 전쟁 우려가 커지는 현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실제 이뤄지면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5년간 수출 순손실액은 73조5000억원, 생산유발 손실은 1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인 자동차부품산업도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26억 달러(약 13조9500억원)의 수출 순손실과 34조9000억원의 생산유발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7억 달러,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0억 달러로 각각 미국시장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관세조치가 이뤄지면 수출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기지 미국 이전 등이 이뤄져 국내 자동차 산업은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다음달 1일부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지만,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그랜져, 제네시스, 맥스크루즈, 그랜드카니발, K9 등 일부 고가모델이 중국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판매대수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1,2위 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한국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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