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도 '공모가' 구설수
페이팔 등 비교기업 적정성…매출·이익률·점유율 격차 부각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카카오페이가 최대 12조원의 몸값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가운데 비교기업 선정 적절성에 대한 시장 의견이 분분하다. 높은 매출 성장률, 카카오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현재 상장 기업가치를 미국 1위 결제사업자 페이팔 등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시장 내 의견이 갈리는 것이다. 올해 '조' 단위 시가총액의 IPO 기업들이 잇달아 몸값 논란 속에 금융감독원의 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것처럼 카카오페이의 IPO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온다.


◆비교기업 적정성 의견 '분분'…매출·이익률·점유율 차이 커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9~30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주 청약을 시작한다. 총 공모물량은 1700만주로 이중 최대 75%를 기관투자가 몫으로 배정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6만3000원~9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희망밴드 기준 상장 시가총액은 8조2131억원∼12조5512억원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 골드만삭스, JP모간이다. 대신증권은 공동주관사로 IPO에 참여한다.


2017년 4월 설립한 카카오페이는 국내 대표 간편결제 및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꼽힌다.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분율 55%)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843억원을 실현했다. 성장단계 기업으로 아직 흑자를 실현하진 못하고 있다. 2020년말 영업손실 179억원, 순손실 2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페이에 대해 10조원 안팎의 상장 기업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분석해왔다. 이런 중에 최대 12조원대 몸값을 제시되면서 기업가치 적정성에 대한 업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적자 상태지만 2017년 4월 설립한 후 이듬해인 2018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연환산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이 83.4%에 달할 정도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카카오톡을 필두로 한 카카오그룹과의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시장 기대치 역시 높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준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우량한 결제사업자들을 비교기업으로 선별해 미래 성장성을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되는 기업은 비교기업 중 페이팔과 스퀘어다. 우선 이들과 실적 규모 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평가다.  간편결제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사업적 유사성은 충분하지만 지난해 페이팔은 매출 25조원, 스퀘어 11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시점에서 카카오페이(2843억원)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려운 기업이라는 평가다.


카카오페이가 페이팔 등과 몸값을 비교하기 위해 선택한 평가지표인 'EV/매출액 배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비교기업으로 동일선상에서 올리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EV/매출액 배수는 매출액 수치가 아니라 매출 성장률을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하지만 EV/매출액 배수의 경우 면밀히 따지면 기업의 매출 성장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수익성'이 비슷한 기업들을 비교할 때 활용하는 기법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영업이익률이 2020년말 기준 마이너스(-)6.3%인 점을 감안하면 EV/매출액 배수로도 페이팔(영업이익류 17.3%)과 스퀘어(1.3%)을 비교하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더욱이 카카오페이가 '제2의 페이팔'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향후 카카오페이의 미래성장성을 감안해 수용할 수 있는 기업 역시 아니라는 평가다. 페이팔의 경우 지난해 미국 내 결제서비스 점유율이 54.48%로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경우 2020년말 기준 점유율이 16.6%(거래액 약 13조원)로 네이버페이, 쿠팡페이 등에 뒤처져 있다. 빅테크(대형 IT기업) 기업부터 이커머스 기업들까지 페이 시장에 잇달아 몸집을 불려나가는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국내 시장 1위 업체로 도약할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업적 유사성만 놓고보면 페이팔을 비교기업에 두는 것에 무리는 없지만, 투자자들은 비교기업과의 재무적 차이, 기업규모 등도 두루 고려하는 편이다"며 "미국 1위 기업이자 전세계 25개 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페이팔을 기준으로 몸값을 책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신고서 정정 요구 받을까


자연스레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 역시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반 개인들의 공모주 투자가 늘어나면서 금융감독원은 투자 위험 환기 차원에서 IPO 기업들에게 신고서 정정 요구를 빈번히 하고 있다. 몸값 책정의 근거 등을 보완해 투자자들의 오해를 줄이라는 것이 주요 요구 사항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몸값 책정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개입하는 것에 대해 시장 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지만, 현재 당국의 감독 기조가 깐깐해진 것은 기정 사실"이라며 "특히 조단위 시가총액에 달하는 IPO 기업들의 경우 일반투자자들이 공모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볼 경우 그 피해도 커지기 때문에 최근에 당국이 신고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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