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스플릿 '녹십자' A급 내려앉나
최대 2000억 회사채 발행 준비…나신평 AA-·'부정적' 부여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3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녹십자가 내달 최대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스플릿(불일치)이 나있는 신용등급이 해소될지 관심이 모인다. 녹십자는 한국기업평가에서 A+등급, 나이스신용평가에서는 AA-등급을 부여받은 상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내달 3일 각각 3년과 5년 만기로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 발행 주관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녹십자는 A급 회사채 발행사로 시장에 나서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여전히 AA-급(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지만 한국기업평가가 A+급으로 평정한 만큼 업계에서 인정하는 유효등급도 A+급이다.


녹십자는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에 데뷔해 현재까지 3차례 회사채를 발행한 이력이 있다. AA급 뉴이슈어로 등장했지만 이듬해 한국기업평가는 AA-급에 '부정적' 전망을 부여했고 2020년 A+급으로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NICE신용평가까지 지난해 '부정적' 전망을 달면서 신용도에 하향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녹십자에 대해 "2016년 이후 대규모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해 순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 194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리스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699억원을 포함해 2019년 3416억원으로 증가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순차입금은 3339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부채비율은 지난해 65.5%에서 69.5%로 오히려 악화됐다. 회사채 본평가에서 '부정적' 전망을 떼고 스플릿이 AA-급으로 수렴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녹십자는 2020년 매출 1조5041억원, 영업이익 503억원을 기록해 2019년 매출(1조3697억원)과 영업이익(403억원)에 비해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녹십자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7% 줄어든 2810억원, 영업이익은 약 49% 감소한 31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독감백신이 1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달리 올 1분기에는 전혀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시작해 사활을 걸고 있다. 같은 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을 신청했다. 이미 동일 원리를 적용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어 임상 1상은 면제됐지만 최근 혈장치료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GC5131A의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편 녹십자의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A+)는 이달 9일 1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했다. 만기는 2년물 200억원, 3년물 500억원, 5년물 600억원으로 구성했다. 금리는 5년물 2.568%, 2년물 1.577%, 3년물 1.907% 수준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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