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부자’ 부영, 부지 매각설에 ‘당혹’
서울 성수동·시흥동·한강로에 위치…부영 “근거 없는 소문”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부영이 보유한 다수의 서울부지에 매각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이 구속된 이후, 부영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부지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부영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매각설의 진위 여부를 놓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이 보유한 서울의 ▲용산구 한강로3가 65-1 등 4개 필지(용산공고 옆) ▲금천구 금하로 594(시흥동 일대 옛 대한전선 부지) ▲성동구 성수동1가 685-701(서울숲 인근) 등 3개 부지를 놓고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부지는 모두 입지조건이 좋아 서울의 노른자위 땅이란 평을 듣는 곳이다.


용산구 한강로3가 65-1의 경우 신용산역과 이촌역의 중간 지대로 동부이촌동과 접해있다. 재개발을 추진 중인 용산 지역과도 가깝다. 금천구 금하로 594는 금천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지역이다. 성동구 성수동 1가 685-701은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서울숲 인근에 위치해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5-1(네이버 지도 제공)

매각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 이중근 회장이 구속 수감된 이후부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구속에 이어 부영이 옛 삼성화재 건물을 다시 매각하기로 하면서 이들 부지 매각설이 급속도로 퍼졌다”며 “부영의 임대 수익이 예전만 못하고 대형 빌딩 인수로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유동성이 나빠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지역의 쓸만한 땅 부족 현상이 극심하다는 점도 이 같은 매각설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업계에서는 부영이 이들 부지를 실제로 매각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부영은 부지와 건물을 매입할 때 장기적인 개발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화재 건물을 제외하면 좀처럼 부지나 건물을 매각하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업체 임원은 “부영의 부지 매각설을 흘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브로커”라며 “이들과 접촉해 부영 관계자들을 소개시켜 달라고 요구하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체가 없는 뜬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영의 입장은 강경하다. 부영 관계자는 “부지 매각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한때 최초 유포자를 찾아내 고소할 계획까지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부지는 이미 개발 계획이 잡혀 조만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영은 성수동 부지의 경우 성동구청에 착공계를 제출한 상태다. 주변 펜스를 걷어내고 공사 준비에 한창이다. 시공은 부영주택이 맡는다. 이곳에는 호텔과 49층 공동주택 2개동(총 34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49층 호텔 1개동(1087실) 등 총 3개 동을 조성한다. 금천구 부지의 경우 235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과 대형 종합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용산구 한강로의 4개 필지는 오는 2월 잔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이전시킬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 왜 부영에 이 같은 부지 매각설이 끊이질 않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중근 회장이 홀로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구조이다 보니 이런 신빙성 없는 소문에 대해서 부영 자체적인 대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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