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품, 오너 3세 승계 임박했나
이윤우 회장‧이승영 대표, 지분매입 총력…상속세 연부연납제 활용 관측도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1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약품 오너 부자 지분율(그래픽=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대한약품의 3세 승계가 머지 않았다는 업계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윤우 회장과 아들인 이승영 대표이사가 지속적인 지분매입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실탄이 넉넉한 이 회장이 이 대표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인실 대한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이 회장은 이달 23일 기준 회사 주식 142만6195주(지분율 23.77%)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5월10일부터 9년 넘게 20.74%(124만4100주)의 지분율을 유지했던 그는 2020년 9월30일 2000주의 장내매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작년에만 장내매수 120차례, 시간외매매 2차례를 통해 총 17만3988주를 사들였다. 이 때 매집자금은 47억7370만원에 달한다. 매수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7차례에 걸쳐 총 2400주를 시장에서 샀다. 


후계자로 낙점된 이승영 대표도 꾸준히 지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너 3세인 이 대표는 1974년생으로 2002년 대한약품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지분율은 0.98%(5만8900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 19일 기준 이 대표의 지분율은 6.33%(37만9841)로 입사 때보다 5%p(포인트) 이상 높다. 이 대표는 매년 수 차례 장내매수를 진행하며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아들인 이 대표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지분매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승계를 위해선 후계자가 사전에 최대한 지분을 확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아들을 위해 지배력 강화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의 경우 작년 등기임원 1인 평균인 2억4000여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배당금 2억8400만원을 합하면 5억2400만원을 받았단 계산이다. 반면 이 회장은 보수 2억4000여만원에 배당 10억6800만원을 더해 13억원이 넘는 돈을 수령했다. 


최근 5년간 이 회장이 받은 보수 및 배당은 총 42억원이며 이 대표는 17억8000만원 수준이다. 2019년 이후 이 대표의 매입대금은 15억8200만원 수준인 데 반해 2022년 9월 이후 주식매집을 시작한 이 회장이 투입한 자금은 49억84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 대표의 경우 5년치 급여와 배당금 중 88.9%를, 이 회장은 118.7%를 지배력 강화에 쏟아 부었다는 계산이다. 


이는 향후 증여나 상속을 통한 승계를 염두에 둔 이 회장의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이 사장이 연납연부제도 등을 활용할 경우 최소 10년에서 최대 20년(가업상속재산)까지 분할해 세금을 납부할 수 있어 자금조달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 회장의 지분매입은 지배력이 약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향후 늘어날 배당 등을 고려하면 이 대표도 세금 납부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약품 관계자는 이 회장 지분 매입과 관련해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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