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구특공대가 되자
이상기후 몸살…'지구식단' 등 대체육 소비 늘어야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지난 3월 주총 시즌에 17년 동안 열린 주주총회를 열고 있다는 한 기업의 행사에 다녀온 적이 있다. 열린 주주총회는 말 그대로 주주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방식의 주총이다. 주총을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하며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 주주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열기도 한다. 열린 주총은 그만큼 기업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중시하며 회사를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기업철학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긍정적이다. 


오랜 기간 열린 주총을 개최하고 있는 이 회사가 지난 2022년 8월부터 밀고 있는 제품이 있다. '지구식단' 제품이다. 지구식단은 콩·두부·곡물·채소 등 식물성 원료에 초첨을 맞춘 제품 라인업이다. 콩과 감자로 만든 '두부텐더'와 콩으로 만든 '런천미트' 등이 대표적이다. 연예인 이효리 씨가 자신의 동물보호 철학과 부합한다며 상업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깨고 지구식단 광고모델로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지구식단의 컨셉트는 '먹어서 지구를 살린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축산업으로 꼽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으로 배출되는 메탄가스는 자동차 등 모든 운송 수단이 배출하는 양을 합친 것보다 많다. 식품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이 주목받는 이유다.


최근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남극 기온이 한때 계절 평균보다 38.5℃나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이러한 이상기온 문제는 최근 몇 년새 부쩍 자주 접하는 느낌이다. 지구촌 한 쪽에선 폭설이 내리고 다른 쪽에선 폭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스키의 본고장 알프스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아 생업에 타격을 받고 이상고온으로 꽃이 예상보다 일찍 펴 각종 봄 축제들이 망하는 사례도 잦아들고 있다.


이렇게 고통 받는 지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거창한 일부터가 아니라 지구식단과 같은 대체육을 조금씩 소비하는 게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 대체육은 식품성 단백질로 영양 구성이 좋고 먹기 편한 데다 맛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먹어봐도 두부로 고기 맛을 낼 수 있음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식물성 원료로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까지 심리적 효능감도 준다. 두부가 메인 재료다 보니 죄책감이 덜한 것 같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 같은 대체육 소비 증가로 풀무원,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동원F&B 등 식품기업도 대체육 시장 선점에 나서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71억원에서 2025년 302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간 마트에 가면 보통 이러한 식물성 제품을 고르진 않았다. 미지의 맛을 접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식물성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 덩달아 대체육 시장이 커지고 관련 소비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맛과 영양, 지구 보호까지 챙겨야겠다는 '헬시 플래저(Healthy Pleasure, 건강 관리)'를 우선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우리 개개인 모두 지구특공대가 될 수 있다.


풀무원 식물성 제품 '지구식단'(제공=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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