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부실점포 리츠로 내놓은 '속내'
10곳 모두 현금창출력 떨어져 추후 임차료 부담될 듯
(자료 = 롯데쇼핑 제공)


[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롯데쇼핑이 롯데리츠(REITs)를 통해 10개 점포를 매각해 자산유동화에 나선다. 소비불황으로 인해 오프라인 점포 효율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가운데 리츠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리츠 대상 점포 대부분이 지방에 위치해 있는 데다 이들 개별 점포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곳들이라 추후 임차료 등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이 롯데쇼핑 사업효율화는 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의 리츠 상장 실패에도 불구, 롯데리츠에 대한 시장분위기는 일단 호의적이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이니 만큼 연수익 6% 이상 지급조건이 투자자 입장에선 구미가 당길만한 금융 상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쇼핑이 롯데리츠 지분 50%를 보유한 앵커투자자로 참여한 것도 투자 상품의 안정성을 일부 담보해 주는 요소다. 


롯데리츠가 계획대로 오는 10월 상장된다면 롯데쇼핑은 점포별로 9~11년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고 매월 롯데리츠에 임차료를 지불하게 된다. 10개 점포의 첫해 월 임차료는 약 62억원, 연간 744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에 임대료를 매년 1.5% 인상키로 약속했다. 롯데리츠는 이같은 임대료를 리츠 상품 투자자들에게 연 6.3%~6.6%의 확정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이다. 


문제는 롯데리츠의 흥행과 별개로 롯데쇼핑이 리츠를 통해 사업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다. 롯데쇼핑이 내놓은 점포 대부분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롯데쇼핑이 '알짜'로 내세운 롯데백화점 강남점만 하더라도 점포 규모가 크지 않은 까닭에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2018년 2782억원)에 그친다. 주변지역에 소재한 경쟁사인 신세계 강남점(1조8030억원)과 현대백화점 무역점(8681억원)과 비교할 때 이들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리츠에 편입시키기 위해 내놓은 아울렛과 마트 등 나머지 9개 점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롯데리츠가 투자설명서 속 제시한 매장별 재무수치를 보면, 롯데아울렛 청주점과 롯데마트 서청주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 매출(2017년→2018년)이 줄고 있다. EBITDAR(감가상각 및 임대료 공제 전 영업이익) 또한 이번 상반기 실적까지 반영한다손 쳐도 두 점포를 제외하곤 모두 감소세다. 때문에 롯데쇼핑이 내놓은 점포들이 과연 안정적으로 현금을 계속해 창출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 해도 2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명품과 가전제품의 판매호조 덕에 백화점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이커머스 위세에 밀려 할인점과 SSM(슈퍼마켓) 등 다른 사업부문의 영업손실 규모가 확대된 까닭이다. 


결국 롯데쇼핑 역시 백화점에서 안정적 현금을 창출해내야 사업효율성을 올릴 수 있는 셈인데, 이번에 리츠 대상에 이름을 올린  백화점의 경우 '캐시카우'로 언급되는 명품 매장수가 다른 점포에 비해 현저히 적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구리점의 경우 명품 매장이 아예 없고, 강남점의 경우에도 멀버리, 코치, 토리버치 등 서너개 브랜드만 제한적으로 입점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지급해야 하는 임차료가 700억원이 넘는데 대상 점포의 수익성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입점업체 등 대대적 리뉴얼을 통해 장사가 잘되면 사용효율성 개선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혹은 지금과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남는 장사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쇼핑 측은 리츠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쇼핑과 리츠는 운명공동체라서 연결실적으로 같이 관리가 될 것"이라며 "롯데쇼핑이 리츠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면 마이너스(-)가 되겠지만 결국 롯데쇼핑이 리츠 지분의 50%를 갖고 있어 배당을 받는 만큼 '제로섬'"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임대료와 배당수익이 상충돼 사업효율화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리츠의 순기능은 아니지만 공모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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