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미 오너家, 진정한 화합 필요한 이유
상속세·조직개편 등 조속한 내부합의 도출해야 그룹 안정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08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 임종윤 전 한미약품 대표(제공=한미약품,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유범종 차장] 짙은 상흔을 남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다행히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씨가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며 다시금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다. 나아가 분쟁의 씨앗이었던 OCI홀딩스와의 통합 추진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서 이번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초유의 모자(母子)간 다툼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임종윤·종훈 씨의 어머니인 송영숙씨는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과 경영권 장악을 위해 연초부터 OCI홀딩스와 통합을 추진하며 아들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장장 3개월에 걸친 양측의 치열한 다툼은 결국 아들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아직 모든 문제들이 해결된 건 아니다. 특히 여전히 촌각을 다투는 상속세 납부 이슈는 가장 큰 산으로 남았다. 앞서 2020년 임성기 창업주가 타계하면서 부인과 자녀들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2308만주를 물려 받으며 54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짊어졌다. 지금까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납부한 후 남아 있는 잔여분은 절반 가량으로 추산된다.


현재 송영숙씨의 경우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무산되면서 상속세 재원 마련이 요원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등의 온갖 예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송영숙 씨가 외부에 주식을 매각한다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은 또 다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오너일가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아들들인 임종윤·종훈씨가 어머니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꼽힌다. 다만 그 동안 경영권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해왔던 어머니가 아들들에게 순순히 지분을 넘겨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결국 상속세 문제는 그룹의 경영권과도 밀접하게 엮이며 양측의 진정한 화합을 종용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새로운 도약에 나서기 위해서도 오너일가의 진정한 화합은 절실하다. 아들들이 이사회 직후 어머니에게 적극적인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부분도 같은 맥락으로 읽혀진다.


실제 임종윤·종훈 씨는 경영 복귀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가족 간의 협력과 화합을 통해 통 큰 합의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어머니인 송영숙 씨를 임종훈 씨와 공동 대표이사에 올리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사회가 끝난 지 2주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까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 선임과 관련한 공시나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후속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등의 절차들도 자연스럽게 지연됐다. 일각에선 어머니와 아들들이 그룹 운영에 대해 아직 만족스러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다름아닌 직원들과 주주들이다.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떨어진 기업 이미지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쥔 오너일가의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히 오너일가에게 맡겨진 책임과 역할이 막중한 만큼 케케묵은 감정은 이제 접어두고 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진정한 화합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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