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저중량·반값가격' 무기로 휠체어 새 지평 연다
동력 보조장치社 토도웍스 심재신 대표..."수출 매년 두배 증가, 내년 美 진출"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09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 (제공=토도웍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토도 드라이브는 현존하는 수동 휠체어 동력 보조장치 중 중량이 가장 적게 나갑니다. 해외 유명제품들과 비교하면 가격도 반값 수준에 불과하죠. 머지않아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사진)는 27일 딜사이트와 만난 자리에서 주력제품인 '토도 드라이브'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수출 규모가 매년 두배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제품 比 6분의 1 중량...200만원대 가격, 경쟁력 갖춰


토도웍스가 개발한 토도 드라이브는 '휠체어용 동력 보조장치'다. 이 장치를 달면 '수동 휠체어'를 '전동 휠체어'처럼 사용할 수 있다. 조이스틱으로 간편하게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은 '중량'이다. 일반적인 전동 휠체어의 무게가 100~200kg에 달하는 반면, '토도 드라이브'를 장착한 수동 휠체어는 20kg도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제품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의미 깊은 개인사가 있다. 어느날 수동 휠체어를 타는 딸의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게 시발점이 됐다. 전동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 조심스레 물었는데 정작 돌아온 대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전동 휠체어는 무거워서 엄마 차에 실을 수가 없다." 마침 정보기술(IT) 시제품 제작업체를 운영 중이던 심 대표는 이때 '무겁지 않은 휠체어'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탄생한 동력 보조장치가 바로 토도 드라이브다. 중량은 5kg에 불과하다. 독일 알버(Alber), 일본 야마하(Yamaha) 등 해외 유명업체들이 제작하는 동종 제품의 무게가 30kg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무겁지 않은 덕에 제품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휠체어를 접었다 펼 수 있고, 운반 또한 용이하다. 제품가격은 타 제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0만원 수준이다. 


심 대표는 "수 개월을 들여 연구제작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토도 드라이브의 초기모델을 만들어 딸 친구에게 선물해 줄 수 있었다"며 "주변에 입소문이 나게 되면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4억원 가량의 회사설립 자본금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적은 중량과 낮은 판매가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 장애인 편의개선 등 '사회적 가치' 창출...SK 비롯한 투자자 뭉칫돈


우수한 제품을 기반으로 장애인의 편의 또한 개선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낸 덕분에 토도웍스는 여러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2017년 SK그룹의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과 엑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로부터 각각 3억원씩 시드(Seed) 투자를 받았다. 이듬해 진행한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는 D3쥬빌리, 크레비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20억원을 유치했다.


초기 투자금은 부족하지 않게 조달할 수 있었지만, 심 대표는 이때부터 '시장 확대'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제품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었다. 이 결과 상상인그룹 및 SK행복나눔재단과 함께 2018년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기획했다.


추진 과정에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프로젝트 규모를 키워 전국 장애 아동들에게 휠체어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2018년부터 휠체어가 필요한 만 6~13세 아동을 대상으로 맞춤 휠체어 및 전동키트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21년 12월부터는 18세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상상인그룹이 프로젝트 시작 시점부터 올해 6월까지 총 72억원을 후원해 현재까지 3000여명의 아동이 휠체어를 지원 받았다. 이는 민간 그룹과 긴밀히 협업해 정부 보조금 지원 없이 제품 판매량을 대폭 늘린 사회공헌 마케팅의 좋은 사례가 됐다.


이같은 성과는 고스란히 신규 투자유치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2021년 진행된 프리 시리즈B 펀딩에서는 SK그룹 지주사 'SK홀딩스'가 새롭게 투자자로 합류하며 20억원을 집행했다. 국내 벤처캐피탈인 대성창업투자도 5억원을 함께 투자했다. 당시 투자 후 기업가치(포스트 밸류에이션)는 약 200억원으로 평가됐다. 


심 대표는 "실용성 및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장애인들의 편의를 개선하고 사회적으로도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투자사들이 높이 평가해 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토도웍스 경영진이 자사 제품 '토도 아이'가 설치된 수동 휠체어의 사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토도웍스)

◆ 매출 5년 새 5배 껑충...유럽 찍고, 내년 美시장 진출 본격화


토도웍스는 점진적으로 회사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017년 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9년 27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이후 2년은 실적증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상상인그룹의 지속적인 후원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32억원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 과정에서 유럽 수출 판로도 뚫었다. 유럽은 휠체어 동력 보조장치에 3500유로(한화 약 500만원) 내외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판매사 입장에선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심 대표는 "토도 드라이브의 강점은 현지에서도 금세 알려졌고 이 결과 2019년부터 오스트리아, 영국, 이탈리아, 후주 등의 국가에 공적급여 대상으로 등록됐다"며 "지난해까지 누적 700여대를 판매했고, 올 들어서만 이미 300여대를 수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토도 드라이브'의 판매가가 보조금 지급규모 보다도 낮기 때문에 해외 유통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 같은 가격 메리트 덕분에 수출량은 매년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도웍스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신제품 '토도 드라이브 2'를 통해 미국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장애인 이동보조기기 시장 규모는 전세계(약 11조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만큼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에는 통신 시스템과 각종 센서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보호자는 스마트폰 내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토도 드라이브 이용자의 이동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심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내 의료기기 인증을 취득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설 예정"이라며 "토도드라이브를 현지에 공급해 줄 판매처와 더불어 투자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도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상인그룹과 함께 진행 중인 '휠체어 사용 아동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도 해외에 알려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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