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더이상 백년지대계가 아니다
빨라진 학령인구 감소·비대면 학습으로 변곡점 맞이한 교육 환경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4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 '아이캔두' (출처=교원)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불린다. 개인의 일생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인 만큼 먼 미래를 내다보고 세워야 한단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육 환경은 십년 앞도 내다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비대면 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학령인구는 800~900만명대를 유지했다. 이 덕분에 중장기 교육 환경을 예상하는 게 가능했고 그에 맞는 정책과 사업 전략 수립이 이뤄질 수 있었다. 교육 업체들의 경우 만 3~5세 누리과정 도입 등으로 사교육 연령층이 낮아지자 놀이·체험 학습을 확대했고, 개인별 맞춤 컨설팅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자 진로교육 관련 서비스를 대폭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교육 환경은 학령인구 감소로 변곡점을 맞이한 상태다. 실제 교육부에 따르면 2012년만해도 유·초·중등 전체 학생수는 약 738만명이었으나 지난해 588만명으로 10년새 20.3%나 줄어들었다. 이미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예상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도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했다. 그 결과 공부할 학생은 급격히 줄고, 인공지능(AI)이 학습을 돕는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펼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 업체들이 돈벌이를 계속하기 위해선 과거와 다른 방식의 청사진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예전에는 교육 시장 파이를 선점하기 위해 전략을 세웠다면, 현재는 줄어든 파이를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한 까닭이다.


방법은 살아남은 기업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2014년부터 디지털 전환에 집중해온 웅진씽크빅이 대표적이다. 당시 웅진그룹은 교육 시장 파이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법정관리 이슈 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자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이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학습 연구개발(R&D)에 몰두했고, 2019년 AI 학습 서비스인 '웅진 스마트올'을 처음 시장에 선보였다. 그 결과 '에듀테크'로 명명된 시장과 함께 수요를 창출에 성공했고, 이 덕분에 10년이 지난 현재 업계 2위였던 대교를 제치고 교육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4년 투자를 시작한 에듀테크가 지금 빛을 발하고 있듯이 교육 업체들은 현재의 고민이 향후 5년, 10년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역시 한 강연에서 "부모세대의 경험을 토대로 한 교육방식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업계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교육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에듀테크 시장이 급성장하자 너나 할 것 없이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교육 업체들은 콘텐츠를 지속 확장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더욱 키울 수 있단 입장이다. 하지만 전체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전략으론 영속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나아가 차별화되지 않은 전략으로 창의성과 다양성을 기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교육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선 에듀테크를 단순히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닌 차별화 된 경쟁력을 만들어 낼 도구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의 고민에 따라 향후 5년, 10년 영속성을 결정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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