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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페론
공염불에 그친 상장 청사진, 몸값 '반토막'
지난해 매출 2억 불과, 전년比 89.2% 감소…영업손실 확대, 누적 결손금 1019억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3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승용 샤페론 대표가 지난 2022년 9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회사소개를 하고 있다. (제공=사페론)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샤페론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약 1년 6개월이 지났다. 면역 혁신 신약개발 기업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으나 기업가치는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기업공개(IPO) 당시 제시한 청사진 달성에 애먹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투자자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샤페론 주식은 최근 2300~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기관 수요예측(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에서 책정된 공모가(5000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상장 첫날 주가가 1만원 이상까지 올라갔던 점을 고려하면 하락폭은 더욱 도드라진다. 1112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 역시 530억원대로 줄었다.


주가 하락 배경으로는 주요 파이프라인 상업화 지연이 지목된다. 샤페론은 염증 복합체 활성을 억제하는 신약 개발업체다. 코로나19 폐렴치료제 누세핀(NuSepin)과 아토피·유사적응증 치료제 누겔(NuGel) 등을 개발하고 있다. IPO 과정에서는 두 파이프라인의 상업화를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출처=샤페론 사업보고서)

샤페론은 상장 직후인 지난해 3월 누세핀의 다국가 임상 2b/3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누겔은 같은 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후 행보는 시장 눈높이를 만족하지 못했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기술이전 계약이 지연·무산되면서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누세핀과 비교해 상업화 가능성이 컸던 누겔의 임상 2상 지연이 뼈아팠다. 누겔은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술이전, 미국 임상 2상 뒤 글로벌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샤페론은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임상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샤페론 관계자는 "바이오마커 추가 분석 등을 진행하면서 누겔의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늦어졌고 올해 논문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며 "임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논문 최종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출처=샤페론 사업보고서)

실적에 대한 투자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샤페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억1500만원으로 전년대비 89.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2억원으로 적자폭이 22억원 확대했다. 좀처럼 이익을 거두지 못하면서 누적 결손금은 1019억원을 넘어섰다. 2022년 말 318억원에 달했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규모도 199억원으로 줄었다.


앞서 샤페론은 IPO 기업설명회(IR)에서 2022~2023년 매출을 각각 40억원, 171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손실을 예상치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긴 했으나 정부 보조금 영향이 컸다. 샤페론은 지난 2022~2023년 누세핀 연구 과정에서 국가신약개발재단으로부터 총 91억3300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정부의 지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정책 변경에 따라 누세핀 등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사업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지 않는 이상 목표 달성은 커녕 재무 건전성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페론 관계자는 "현재 과제 공고 내용을 검토 중이며 해외 투자 유치 가능성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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