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올해 만기 사채 2100억…상환 부담↑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500억 수준…사모채 발행 통한 자금조달 나설 듯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0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SK해운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SK해운의 사채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 규모는 2000억원을 웃돌지만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이를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SK해운이 사모 회사채(사모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SK해운은 올해 2094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우선 570억원 규모의 사모채 만기가 내달 돌아온다. 이는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물량이다. 이어 ▲8월 870억원 ▲10월 544억원 ▲12월 110억원 등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비롯한 만기도래 사채 상환 일정이 잡혀 있다. 아울러 오는 9월 370억원 규모의 만기도래 기업어음(CP)도 갚아야한다.


주목할 점은 SK해운의 재무 여력이다. 회사채 상환을 위한 현금성 자산이 넉넉지 않아서다. 지난해 말 기준 SK해운의 현금성 자산은 1491억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SK해운이 필요한 자금을 사모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SK해운이 자금조달을 위해 문지방이 닳도록 사모채 시장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만 8차례 사모채 시장을 찾아 1029억원을 조달한 게 대표적 사례다.


SK해운이 공모 회사채(공모채) 대신 사모채 시장을 주로 찾고 있는 건 2018년 말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K해운의 주인이 새롭게 바뀐 후 공모채 시장에서의 조달 능력이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배구조 변경으로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PEF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투자금 회수전략에 따른 사업 및 재무위험 변동성이 투자자들의 투심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한국신용평가 역시 이 같은 이유로 SK해운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급에서 BBB급으로 하향조정했다. 2018년을 끝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고있지 않아 현재는 SK해운의 신용등급은 모두 소멸한 상태다.


또 재무구조 개선 등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우회하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해운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37.7%, 단기차입금의존도는 21.5%로 집계됐다. 순차입금은 2021년 4조7806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4249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사모채 발행을 통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 효과로 분석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K해운이 발행한 사모채(1년6개월~3년물) 평균 이자율은 5.9%였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BBB+(1년6개월과 3년물 중간 만기물인 2년물 기준) 공모채 평균 이자율은 7.1%로 나타났다. SK해운은 사모채 발행을 통해 1.2%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SK해운 관계자는 "만기 도래 사채에 대해 일부는 상환, 일부는 차환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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