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리브랜딩 행렬, 올해도 이어질까
하나자산운용 'KTOP→1Q'…KB·한화자산운용 등도 검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하나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리브랜딩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른 자산운용사 역시 ETF 리브랜딩을 잇달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신한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 브랜드를 바꾼 뒤 상당한 성장을 이뤘던 선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자산운용은 2일 상장한 ETF 상품 '1Q 머니마켓액티브'를 대상으로 ETF 브랜드를 기존의 'KTOP'에서 '1Q'로 바꿨다. 이전에 상장된 ETF 상품 4종의 이름에 붙은 브랜드 역시 이날부터 KTOP에서 1Q로 모두 변경됐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 금융서비스의 통일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ETF 브랜드 이름을 KTOP에서 1Q로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플랫폼 브랜드 이름으로 1Q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등은 모바일 앱 이름에 '1Q' 또는 '원큐'를 사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글로벌 인터넷뱅킹'처럼 금융서비스 이름에도 1Q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하나자산운용은 ETF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얻게 됐다. 1Q는 숫자로 시작하는 유일한 ETF 브랜드다. 이 때문에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에서 ETF를 검색하려고 할 경우 최상단에 하나자산운용의 ETF 상품이 보이게 된다.


하나자산운용의 이같은 결정은 앞서 ETF 브랜드를 바꾼 신한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의 사례를 모두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ETF 브랜드를 'SMART'에서 'SOL'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KINDEX'를 'ACE'로 각각 바꿨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모바일 앱을 비롯한 각종 금융서비스에 'SOL(쏠)'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신한자산운용도 여기에 맞춰 ETF 브랜드 이름을 SOL로 바꾸면서 신한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합을 맞췄다.


신한자산운용은 SOL로 ETF 브랜드 이름을 바꾼 시점에 맞춰 ETF 라인업을 대거 확충하면서 리브랜딩에 따른 인지도 상승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실제로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ETF 리브랜딩 시기인 2021년 8월 3684억원에서 1년 뒤 6705억원으로 82% 늘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9월 ETF 브랜드를 ACE로 바꿨다. 당시 ACE는 개별 자산운용사의 ETF 브랜드 중 알파벳 순서에서 가장 앞서는 브랜드였다. 이 때문에 ETF를 검색할 때 최상단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품이 노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역시 2022년 9월 3조573억원에서 1년 뒤 5조1567억원으로 68.7% 증가했다. ETF 라인업 확충과 마케팅 확대의 영향이 크지만 리브랜딩 역시 한몫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나자산운용뿐 아니라 다른 자산운용사 역시 ETF 시장에서 치고 나갈 수단으로써 리브랜딩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선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ETF 리브랜딩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자산운용의 ETF 브랜드는 'KBSTAR'인데 지난해 사내 공모전을 통해 'KBest'와 'ABLE' 등의 후보를 선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올해 초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가 선임된 뒤 ETF 브랜드를 바꾸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영입한 김찬영 ETF사업본부장 역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리브랜딩을 주도했던 인사다.


한화자산운용도 지난해부터 ETF 리브랜딩 가능성이 점쳐졌던 곳이다.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 ETF 시장 점유율 5위를 놓고 신한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과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리브랜딩은 이전부터 논의된 사안이지만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ETF 리브랜딩까진 아니지만 패시브 ETF 브랜드 'KOSEF'와 액티브 ETF 브랜드 '히어로즈'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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