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
경영진 vs 파마리서치, '사내이사 선임' 표 대결로 승부
① 어떤 결과 나오든 당장 경영권 변동 없을 듯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8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기업 씨티씨바이오가 경영권 분쟁에 휩쌓였다. 지난해부터 약 450억원을 들여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장내메수해 온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와 감사 선임안을 놓고 현 경영진과 표대결에 나선 탓이다. 다만 이번 정기주총에서 파마리서치 측이 이기더라도 당장 경영권 변동은 없는 만큼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는 오는 29일 강원도 씨티씨바이오 관리동 회의실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및 감사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씨티씨바이오 정관에 따르면 이사 정원은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이다. 현재 씨티씨바이오 사내이사는 3명이며 사외이사는 2명이다. 이들은 모두 임기가 남아 추가로 선임할 수 있는 사내이사는 2명이다.


현재 사내이사 후보자는 총 5명으로 이사회에서 2명을 추천했고, 파마리서치에서 2명, 에스디인베스트먼트에서 1명을 추천했다. 주목할 점은 씨티씨바이오 이사회에서 현 이민구 대표이사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사실상 재선임이기 때문에 비어있는 2자리에는 포함되지 않아, 결국 이사회에서는 1명만 후보를 내세운 셈이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씨티씨바이오 경영진과 주주인 에스디인베스트먼트와 모종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파마리서치에서 제안한 사내이사를 씨티씨바이오 경영진 측이 용인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씨티씨바이오 경영진 및 에스디인베스트먼트와 파마리서치 경쟁 구도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에스디인베트스먼트는 현재 씨티씨바이오 지분 8.7%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현 경영진인 이민구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15.32%다. 파마리서치는 지분 18.3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주총서 현 경영진이 승리할 경우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소강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이사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적대적 M&A(인수합병)에 성공하려면 정관을 변경해 이사수를 늘리거나, 현직 이사를 해임해야 하는데 이는 모두 특별 결의 사안이다.


상법상 특별 결의를 통과시키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총발행주식의 3분의 1이상의 수로 해야한다. 현 경영진 대비 2배 이상 많은 의결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대표와 모종의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에스디인베스트먼트의 씨티씨바이오 지분이 24.02%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48%에 달하는 지분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18.32%를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장내매수했다. 평균 매입가는 1만349원으로 총 매입가는 432억원이다. 자회사 플루토를 통해 인수한 지분까지하면 총 45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파마리서치 측이 30%가 넘는 지분을 직접 추가로 확보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소액주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파마리서치가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씨티씨바이오 현재 임원 중 일부 임기가 다하는 올해 12월에 다시 한번 표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씨티씨바이오 측은 파마리서치의 적대적 M&A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구주 매수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2021년 매출액 1403억원,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가 이 대표 인수 후인 2022년 매출액 1652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기업성장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져 무척 난감하다"며 "현실적으로 경영진이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파마리서치 측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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