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바뀐 현대캐피탈, 과도한 경쟁 떼고 본업 집중
정태영 부회장 체제 벗으면서 내부 분위기 UP…새 수장 통해 해외사업 강화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4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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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최근 차기 대표를 내정한 현대캐피탈이 달라진 내부 분위기로 업계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직속 체제로 바뀐 후 과거 과도했던 내부 경쟁이 줄면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오히려 안정성을 기반으로 현대차·기아의 전속 금융사(캡티브) 역할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효율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2021년 현대카드·커머셜과 경영분리 이후 첫 수장 교체다. 앞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연임을 추천받은 목진원 대표는 정 대표의 깜짝 내정으로 올해 6월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번 인사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목 대표는 경영분리 직전인 2021년 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선임한 인사다. 


대표 교체 이전에 이미 현대캐피탈의 분위기는 현대카드와 크게 달라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유도했던 정 부회장 체제 하와 달리 현대차그룹에서는 안정성에 초점을 둔 사업방향을 주문하면서다.


현대캐피탈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직원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도한 마케팅에 나서는 대신 잘해왔던 캡티브 금융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 전문성 및 효율성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필요성 없는 경쟁에 나서지 말고 할 일만 하라는 게 현대차의 의중"이라고 말했다. 


과열 경쟁에 따른 마케팅 활동이 줄면서 실적 부분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4326억원, 2022년 4371억원으로 경영분리 이전인 2019년(3509억원), 2020년(3486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더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실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조달금리 상승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캐피탈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외부 요인 탓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외부 환경이 점차 안정화되면 현대차·기아와 연계된 해외 자동차금융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자동차금융시장은 캐피탈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사들까지 뛰어들어 출혈 경쟁만 남은 상황이다. 이번 정형진 대표의 선임도 현대캐피탈 내 정 부회장의 영향을 완전히 없애는 것과 동시에 해외사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읽힌다. 


현대캐피탈의 해외법인 사업은 크게 3단계로 나눈다. 우선 '지점' 설립을 통해 진출 가능 지역의 시장성 등 검토를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이후 어느정도 검토가 완료되면 '자문법인'으로 전환해 현대차 판매법인과 현지 금융사를 중계·컨설팅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그런 다음 본격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금융법인'을 설립해 현지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자동차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현재 현대캐피탈이 진출시킨 해외사업법인은 총 18곳으로 자문법인 6곳, 금융법인 11곳이다. 현대캐피탈은 향후 지속적인 사업성 검토 등을 통해 금융법인 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금융법인 전환을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법인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현지 금융사를 인수해 직접 판매가 가능한 법인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며 "올해 말께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개시할 수 있게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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