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효자 타이틀 수성전
'맏형' BNK캐피탈, 자동차금융 주력
부동산 PF 신규 취급 제한…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 가운데 순익 감소폭 가장 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5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 전만 해도 해마다 순이익을 늘리며 금융지주의 숨은 효자로 불렸던 캐피탈사들이 올해 혹한기를 견뎌내야 한다.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달비용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대비 등 리스크관리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딜사이트가 효자 타이틀을 지키기 위한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의 과제와 경영전략을 들여다봤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BNK금융지주의 자회사인 BNK캐피탈은 그룹에서 '비은행 맏형'으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다른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와 비교해 실적 개선 압박감도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BNK캐피탈은 올해 자동차금융과 소매금융 중심으로 대출자산을 확대하며 실적 개선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캐피탈 순이익은 지난해 8곳의 은행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감소했다. 2022년 1710억원이던 순이익은 2023년 1118억원으로 34.6% 줄었다.


은행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 가운데 신한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은 순이익이 증가했다. 우리금융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은 각각 30.0%, 27.3% 줄었고 DGB캐피탈(-22.5%), NH농협캐피탈(-17.0%), KB캐피탈(-14.0%) 등도 실적이 후퇴했다.


BNK캐피탈의 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BNK캐피탈의 조정영업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기타이익)은 4622억원으로 전년보다 2.7% 감소했으나 충당금전입액은 2022년 1403억원에서 2023년 2032억원으로 44.8% 증가해 순이익 감소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BNK금융그룹의 전체 실적과 비은행 부문 강화에서 역할이 작지 않은 만큼 BNK캐피탈의 순이익 감소는 그룹 차원에서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굴곡이 있긴 하지만 2010년 설립된 이후로 자산 규모와 실적 측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온 데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그룹 실적 증대에 톡톡한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그룹에서 BNK캐피탈의 위상은 다른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하나캐피탈이 2022년과 2023년에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룹의 비은행 맏형은 하나증권이다. 반면 BNK캐피탈은 자본 규모나 순이익 등 모든 측면에서 그룹 내 비은행 맏형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BNK금융그룹의 계열사별 순이익을 보면 부산은행 3791억원, 경남은행 2476억원, BNK캐피탈 1118억원, BNK투자증권 124억원, BNK자산운용 69억원 등 순으로 크다. 총자산 규모도 BNK캐피탈이 8조9728억원으로 부산은행(91조1635억원), 경남은행(61조7733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크다.


BNK캐피탈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부동산 PF 대출 취급은 줄이는 대신 수익성 위주로 자동차금융과 소매금융(가계대출 등) 자산을 늘리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 계획을 풀어놓으며 "캐피탈은 오토금융과 수익성 있는 소매금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19년 이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기업대출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웠던 BNK캐피탈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관련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2022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PF 신규 취급을 줄이고 있다. 대신 가계대출과 자동차금융 등 자산 규모는 확대하고 있다.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BNK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 규모는 2022년 8조6675억원에서 2023년 9조921억원으로 4.8%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PF를 포함한 기업대출 자산은 3조424억원에서 2조5576억원으로 15.9% 감소했다. 반면 가계대출 자산은 2022년 1조8041억원에서 2023년 2조3083억원으로 27.9% 증가했고 자동차금융 자산은 2조8015억원에서 3조2017억원으로 14.2% 늘었다.


BNK캐피탈은 본래 주력 영업 부문이 자동차금융과 소매금융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 BNK캐피탈의 포트폴리오 내 영업자산 비중을 살펴보면 ▲자동차금융(상용차, 승용차) 35.2% ▲기업대출(부동산 PF 포함) 28.1% ▲가계대출 25.4% ▲리스/할부금융 6.0% ▲신기술금융 5.2% 등이다.


BNK금융그룹 자회사 현황. (출처=BNK금융지주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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