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2위 누구? 토스뱅크·케이뱅크 '각축전'
주담대 출시 vs IPO 성공 여부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토스뱅크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지난해 고속성장한 토스뱅크가 케이뱅크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 케이뱅크를 제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다만 케이뱅크도 IPO(기업공개)에 나서면서 몸집 불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어 순위 쟁탈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출시와 케이뱅크의 IPO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연간 손실 규모를 2022년 대비 약 1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 '맹추격' 토스뱅크, 주담대 출시 여부 주목


토스뱅크는 지난해 고속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순손실을 이어갔으나 3분기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86억원을 내고 4분기에도 당기순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 실적만 비교하면 케이뱅크를 제쳤다. 지난해 1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케이뱅크는 4분기에 25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토스뱅크는 케이뱅크와의 격차를 많이 좁혔다. 우선 케이뱅크보다 수신잔액은 더 많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의 수신잔액은 23조7000억원으로 케이뱅크(19조700억원)보다 4조6300억원 많다.


다만 여신잔액은 케이뱅크가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13조8400억원, 토스뱅크는 12조4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가량 많다. 고객 수도 비슷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는 토스뱅크 888만명, 케이뱅크 953만명이다.


토스뱅크는 주담대를 아직 출시하지 않은 탓에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여신액을 크게 늘리지 못했다. 주담대는 건당 대출액이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대환대출이 출시하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시중은행 주담대 고객을 대거 흡수했다. 주담대는 담보가 우량하기 때문에 건전성이 확보돼 있고 신용대출과 달리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 지난해 인터넷은행의 성장세를 크게 늘렸다.


이 때문에 토스뱅크가 올해 주담대를 출시하고 대환대출 시장에 뛰어들면 역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토스뱅크는 전월세 대출만 출시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4060억원을 취급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을 각각 8조158억원, 2조6237억원 갖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연내 주담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건전성에 발목을 잡던 중저신용 대출비중이 완화하면서 건전성 부담도 덜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는 토스뱅크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였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30%로 낮추면서 토스뱅크가 한숨 돌리게 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스뱅크는 적정 유상증자와 외형 성장, 리스크 관리가 조화를 이루면서 가장 가시성 높은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케이뱅크도 가파른 성장, IPO 성공에 안간힘


다만 토스뱅크의 순위 쟁탈이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케이뱅크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가 일회성 요인인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은 탓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927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이는 전년(1361억원) 대비 115.1% 증가한 규모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세로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이자이익 4504억원, 비이자이익은 33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9%, 420% 불어났다.


올해 들어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쏟으면서 성장세도 가파르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케이뱅크는 올 들어 수신잔액 21조원, 여신잔액 1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수신잔액(19조700억원), 여신잔액(13조8400억원) 대비 각각 10.5%, 8.5% 정도 성장한 셈이다.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하면 대출액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인터넷은행 순위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두산 연구원은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하면 대출 순증 여력은 9조8000억원으로 확대된다"며 "2021년 여러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로 확보한 7250억원도 IPO 뒤 보통주자본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상황도 케이뱅크에 도움이 되고 있다.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는 코인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 들어 코인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케이뱅크는 수신 잔고과 수수료 수익 면에서 업비트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8월 기준 코인 예치금은 3조909억원인데 이는 당시 케이뱅크 수신액(17조1597억원)의 18% 수준이었다. 업비트로부터 받을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고객이 입출금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호황기였던 2021년 업비트로부터 292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는 케이뱅크 이자 이익(1980억원)의 1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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