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노리는 '월 지급식 채권' 인기
개인투자자 회사채 매입량, 전년比 25.2%↑…비우량기업 투자 '주의'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4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최근 회사채 이자 산정방식을 월 이자 지급식 채권(월이표채)으로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개인이 채권을 매수하는 양이 늘면서 리테일 수요를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이달 23일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1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다. 오는 31일 발행 예정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눈길을 끄는 건 푸본현대생명이 이번 발행에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월이표채' 형태의 이자 산정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푸본현대생명은 6.8%~7.0%의 금리 밴드를 제시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 최대 7.0%의 이자를 매월 받을 수 있는 조건의 채권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월이표채를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회사채 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투자자별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5월7일 사이 개인 투자자의 회사채 매입량은 4조70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2523억원) 대비 25.2% 증가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월이표채 인기가 높은 것은 만기 전 채권을 팔 때 같은 수준의 금리나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채권들에 비해 높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또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매달 나오는 이자가 개인투자자들의 안정적인 현금 운용에 유리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발행사 입장에서 월이표채 방식은 이자지급 빈도가 늘어나는 탓에 행정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기관투자가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로까지 자금 조달 통로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발행사들이 월이표채 방식을 채택하는 분위기다.


특히 크레딧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이 주로 회사채를 월이표채로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월이표채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부동산 신탁업에 대한 기관들의 불안이 커져 미매각될 경우 리테일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다.


이어 ▲효성화학(BBB+) ▲SK어드밴스드(A-)도 올해 공모채 발행 당시 월이표채 이자 산정방식을 채택했다. 중앙일보(BBB)도 이달 3일 5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월 이자 지급 조건을 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에서 4~5% 수준의 이자를 달마다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면서도 "월이표채를 발행하는 기업의 경우 비우량기업인 경우가 많아 투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회사채 뿐 아니라 월이표채 옵션이 들어있는 신종자본증권의 인기도 상당하다. 올해 ▲JB금융지주(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신한은행(신종자본증권) ▲부산은행(한국형 녹색채권) ▲롯데카드(신종자본증권) 등이 월이자 지급 조권을 내세워 자금조달에 나섰다. 모두 공모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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