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주도 'MG손보 매각' 흥행할까
노조 반대·높은 매각가·실수요 부재는 넘어야 할 산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16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선순위 채권단이 추진 중인 MG손해보험 자체 매각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매각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인 인수의향서(LOI) 접수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 노조 반대와 높은 매각가를 제외해도 매수 후보자의 실수요 의지에 물음표가 찍히면서 매각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에 금융위원회의 MG손해보험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결정 취소를 청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법률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했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적기시정조치 마지막 단계인 경영개선명령에 대한 실효성 있는 경영개선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한 데다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의 자산·부채 실사 결과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뒤라는 판단에서다.


통상 금융당국에 의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금융사는 예금보험공사를 거쳐 제3자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MG손보의 경우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전부터 채권단을 주축으로 자체매각을 진행하고 있었던 만큼 공개매각을 위한 회계법인 등 매각자문사 선정이 완료될 때까지는 민간주도 매각이 가능하다. 자문사 선정에는 약 2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른바 대주단이라고 불리는 MG손보 채권단은 우리은행, 애큐온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2019년 JC파트너스가 자베스파트너스에서 보유하고 있던 MG손보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금을 제공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당시 조성한 펀드에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해 200억원을 출자한 뒤 기존 최대주주 자베즈파트너스가 조달했던 1000억원대 인수금융 차환을 지원했다. 실제 투입한 금액은 500억원 가량이다.


대주단은 채권 회수금과 MG손보 정상화 자금을 포함해 4000억원 안팎을 매각가 마지노선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매각주관사는 삼일PwC로 현재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MG손보 매각 흥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모펀드(PEF)로 매각되는 것에 대한 노조 반대가 거세고 지나치게 높게 제시한 매각가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선순위 채권단은 매각가와 관련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자산보다 부채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자신들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최소 2000억원을 받아야 하고 금융당국이 원하는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총 4000억원을 매각가로 설정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매각전에 돌입한다고 해도 인수합병(M&A)이 원활하게 마무리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매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거나 잠재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들의 실수요 의지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주단에서 MG손보 매각 흥행을 이끌어내기 위해 유력 PEF에 참여의사라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대주단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단 이름만 올려둔 후보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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