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흥행'…은행은 역마진 걱정
누적 신청자 22만명 육박…은행株, 수익성 우려에 약세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청년들의 자산현성을 돕기 위해 마련한 '청년도약계좌'가 취지와 무관하게 은행 실적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금리인상 종료가 예상되지만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은행이 3년간 최대 6%의 금리를 고정금리로 제공해야 해서다.


은행권에선 인당 납입금액이나 은행별 가입 인원 등에 대해 추정이 어려운 만큼 손익 영향을 구체적으로 가늠하긴 힘들지만, 금리인하 싸이클에 접어들 경우 역마진을 감수해야 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는 출시 이틀만에 16만명 이상 가입한 데 이어, 19일 오후 2시까지 누적 가입 신청자 수가 2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위 측은 약 306만명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사회초년생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으로, 매월 70만원씩 5년간 적금할 경우 고금리와 비과세, 정부기여금 혜택까지 더해 최대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 금리 1차 공시 당시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는 기본금리 3.5%, 우대금리 2.5% 등 최대 6%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본금리가 낮고, 우대금리 적용을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오자 기본금리를 4.5%(시중은행 기준)로 기존 대비 1%포인트(p) 높게, 우대금리는 1%p 낮은 1.5%로 책정했다. 최대 6% 금리는 변동이 없지만 기본금리를 높였고, 우대금리 적용 조건도 다소 완화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 총 11개 은행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계좌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은행당 가입자 수 제한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은행이 최고 금리를 6%로 정하고 있다.


문제는 기본금리를 4.5%로 확정하면서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현재 은행들이 판매하는 예·적금 금리가 최고 4% 수준인데 반해 청년도약계좌는 기본금리만 4.5%이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인하 싸이클에 접어들어 예·적금 금리가 더 하락하면 역마진 폭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가입 추산 인원을 300만명에서 최대 500만명까지도 보고 있는데 11개 은행으로 가입 인원이 분산되더라도 금리 하락 시 손실은 불가피한 역마진 상품"이라며 "은행별로 인당 납입금액도 다르고 예상 가입인원도 추정이 어려운 만큼 실제 손익 영향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금리 하락 폭에 따라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손실 정도는 고객 규모가 큰 은행일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NIM(순이자마진) 하락에 청년도약계좌까지, 은행 수익성에 대한 불안요소가 가중 됐다는 판단은 은행주에 대한 투심 약화로 이어졌다. 지난주 KRX은행주는 전주 대비 2% 이상 하락해 코스피(-0.6%)를 훨씬 뛰어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 612.66로 1주일 전인 9일(625.95) 대비 2.12% 떨어졌다. 19일 은행지수는 609.15로 전일 대비 0.57%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청년도약계좌 금리인상 압박에 은행들이 기본금리를 4.5%로 확정하면서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투심 악화의 원인"이라며 "또 손익 규모의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의 사회공헌 역할이 계속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