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GS이니마 지분 매각…유동성 확보 '시동'
지분 20% 매각 유력, 3000억 규모 자금유입 기대…검단사태 재무부담 완화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08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GS건설 본사 '그랑서울' 사옥. 제공=GS건설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GS건설이 수처리 관련 자회사인 GS이니마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로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까지 겹치며 GS건설의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GS이니마는 최근 대표이사에 오른 허윤홍 사장의 입지를 키운 1등 공신으로 볼 수 있다. GS이니마가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실적을 올리는 등 성과를 올리자 신사업추진실장을 역임한 허 사장의 존재감도 덩달아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허 사장이 신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뒤 GS이니마의 역할이 축소됐고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지분 매각 논의가 시작됐다는 시선도 나온다,


◆ GS이니마 역할 변화…'신사업 효자'에서 '유동성 구원투수'로

GS이니마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2012년 인수했던 자회사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U)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S건설 관계자는 "완전 자회사인 GS이니마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GS이니마는 스페인에 거점을 둔 종합 수(水)처리 회사다. 2012년 GS건설은 신사업 육성을 위해 스페인 건설사 OHL이 들고 있던 GS이니마(옛 OHL Medio Ambiente Inima)를 인수했다. 당시 GS이니마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원이었는데, GS건설은 약 2900억원을 투입해 지분 80%를 확보했고 나머지는 IMMPE 등 재무적투자자(FI)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2019년 GS건설이 FI측 지분을 매입해 GS이니마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3년 말 19억원에 불과했던 GS이니마의 순이익은 2016년 116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2022년에는 4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은 3378억원, 순이익은 30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953억원, 순이익 272억원) 대비 매출은 14.4%, 순이익은 12.5% 늘었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덕분에 GS이니마는 GS건설의 알짜 자회사로 거듭났다. 허윤홍 사장은 2018년 신사업추진실장으로 선임돼 GS건설의 신사업을 이끌었다. GS이니마의 성과는 허 사장의 공적으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허 사장이 신사업담당이 된 이후, 2019년 GS이니마는 브라질 수처리 업체 'BRK암비엔탈'의 산업용수 자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며 브라질 산업용수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계기로 GS이니마가 산업용수 설비 O&M(유지보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GS이니마가 GS건설의 신사업 부문에 편재된 2020년을 살펴보면, 당시 신사업부문 매출은 6110억원이었다. 전년(2930억원) 대비 108%(3180억원) 증가했다. 2020년 GS이니마의 매출이 2956억원이었던 점을 놓고 보면 신사업부문 매출 증가는 GS이니마 효과로 볼 수 있다. 신사업부문에 편재된 이후 GS이니마는 신사업 매출의 약 40%를 홀로 책임지며 신사업부문 성장을 이끈 '효자' 역할을 했다. GS건설로서는 허 사장이 잘 키운 알짜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셈이다.


◆ 지분 20%매각시 3000억 유동성 확보 기대


허 사장은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2021년에는 GS이니마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추진하기도 했다. GS이니마는 스페인, 브라질, 멕시코, 알제리 오만 등 약 세계 각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수처리사업을 영위한다. GS이니마의 해외 현지법인을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 '글로벌워터솔루션'을 국내에 설립하고 해당 법인을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현지 실사가 어려워진 탓에 GS이니마의 기업공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시 시장에서 GS이니마의 기업가치는 1조4000억~1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GS이니마의 자산, 자본, 매출, 순이익 모두 2021년보다 늘었다. 기업가치 역시 2021년 대비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GS이니마 지분 20%를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1년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분 20%는 약 30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 GS이니마의 기업가치가 2021년 대비 더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GS건설로서는 3000억원 이상의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왼쪽)이 11월28일 오후 인천시 서구 LH 검단사업단에서 열린 LH 검단AA13 붕괴사고 입주예정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여파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검단 현장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올해 2분기에는 재시공에 따른 결산손실 5500억원을 선반영했다. 


기존 검단 아파트 현장의 도급금액 2773억원에 철거비용, 지연보상금 등을 고려하면 추가 비용은 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GS이니마 지분 매각을 통해 GS건설이 최소 3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면 검단사태에 따른 재무부담을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분양경기 부진과 건설산업에 대한 비우호적 투자심리로 GS건설의 자금조달 여건도 과거 대비 저하된 상태"라며"검단현장 재시공 비용 인식으로 재무안정성이 약화된 가운데 관련 자금소요에 따른 재무부담이 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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