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산적한 한화 보험사
빨라진 3세 승계 작업에 금융계열도 지각변동
①최대주주 바뀌는 한화생명 '금산분리' 완화에 촉각···차남 김동원 행보도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3세 승계를 위한 시계추가 빨라지고 있다.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 ㈜한화와 한화건설을 합병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일련의 재편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 관련 금산분리 규제에 직면한다. 이처럼 한화생명, 한화손보 등 한화그룹 계열 보험사는 지각변동을 앞두고 있다. 또 마이데이터 시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자산운용 다각화 과제 등 이슈도 산적하다. 팍스넷뉴스는 한화 보험 계열사들의 현 상황을 포함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한화그룹이 3세 승계에 속도를 내면서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도맡고 있는 ㈜한화가 한화건설의 합병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와 합병을 단행하는 방식의 지주사 전환이 최종 그림이다. 이 과정에서 한화생명의 최대주주는 ㈜한화로 바뀐다.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는 한화생명을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저축은행, 한화자산운용 등 6개사로 구성돼있다. 승계와 관련된 핵심 계열사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씨가 부사장 겸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 재직 중인 한화생명이다.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한화생명이 배치돼있다. '총수일가(100%)→한화에너지(9.70%)→㈜한화(96.77%)→한화건설(25.09%)→한화생명'의 큰 갈래 밑으로 '한화생명(51.36%)→한화손해보험(60.44%)→캐롯손해보험', '한화생명(100%)→한화자산운용(46.08%)→한화투자증권'의 양분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화저축은행은 한화그룹의 비금융계열사인 한화글로벌에셋의 완전 자회사로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라인에서 배제된 상태다.


㈜한화와 한화건설의 흡수합병 시나리오는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한화와 한화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생명 지분은 각각 25.09%, 18.15%다. 합병이 완료되면 ㈜한화의 한화생명 지분율은 43.24%로 올라서게 된다.



이 경우 한화그룹의 정식 지주사 발족은 불가피하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의 총자산(8조3098억원)에서 관계 및 종속회사 투자액(4조8523억원)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지주비율로 따져서 자회사 주식가액만 발라내도 공정거래법에서 강제로 지주사 전환을 명령하는 기준인 50%를 아슬아슬하게 밑돈다. 따라서 흡수합병으로 한화생명이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지주비율이 올라가면서 지주사 전환은 불가피하며 금산분리에 따라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여하는 지주사 전환 유예기간은 강제 전환일로부터 2년이다. 그간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의 업종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금융 계열사를 따로 떼어내 계열분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윤석열 정부 첫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된 김주현 내정자가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 한화그룹에 선택지가 생길 수도 있다. 현재 금산분리 완화안으로는 금융복합기업집단 규제 강화나 중간금융지주사 도입 등이 거론된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산업자본이 보유한 금융계열사에 비금융계열사의 부실이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한화그룹은 이미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중간금융지주는 산업자본의 금융 계열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사가 3개 이상이거나 자산규모가 20조원 이상일 때 중간 지주사 설치를 강제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제도 도입을 보류하면서 무산됐다.


향후 지배구조 변동이 어떻게 이뤄지건 금융 계열사 승계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에게 이뤄질 확률이 크다. 김동원 부사장(0.03%)은 총수일가에서 유일하게 한화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에너지 등 주력 계열사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레저 계열사는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한화그룹 안팎의 의견이다.


리스크는 김동원 부사장의 보험 산업 이해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동원 부사장은 ㈜한화의 경영기획실 디지털팀 팀장으로 시작해 3년 만에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로 올라섰다. 이후 CDSO를 도맡으며 상무에서 부사장까지 승진 가도를 달렸다.


이후 김동원 부사장이 주도한 신사업으로는 디지털 플랫폼을 주축으로 한 캐롯손해보험 출범에서 시작해 구독보험, 헬스케어 사업 등이 있다. 그러나 캐롯손보는 출범 2년째지만 여전히 적자 흐름을 이어가며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독보험 역시 수익성보다는 미래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출시했다는 입장이지만 유인 동력은 썩 크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조직 개편 이슈도 이 같은 우려를 가중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지난해 초 '보험‧신사업‧전략'의 3부문 6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한 뒤 경영혁신·투자부문을 더해 5부문 6본부 편제로 확대한 것. 개편 과정에서 전략부문장을 겸직했던 김동원 부사장은 1년을 못 채우고 디지털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과 글로벌은 평가를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장 성과를 내기 좋은 사업"이라며 "캐롯손보 출범부터 구독보험 등 수익성이 부진한 여러 디지털 신사업이 후계자의 원만한 승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는 건 업계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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