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 항공·해운업계 영향은?


[이정희 기자] 최근 유가 상승세 지속되면서 항공업, 해운업 등 유가에 민감한 업종이 긴장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연료비 부담이 커져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4.75달러, 북해산브렌트유는 75.29달러로 거래됐다. 2016년 배럴당 최저 25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폭등한 수준이다.


유가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유가 추이에 긴장하는 눈치다. 대한항공은 한 해 연료로 3300만 배럴을 소비한다. 유가 1달러가 변동할 때마다 약 3300만달러(한화 340억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유가 상승으로 크게 수익에 영향을 받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일정 수준의 유가 상승은 유류 할증료로 보전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류 할증료 인상이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여행 수요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유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유류 할증료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유류 할증료는 싱가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가가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받지 않는다.


이달 국제선 유류 할증료는 지난달 5단계보다 한 단계 상승한 6단계로 결정됐다. 편도 기준 최고 7만2600원의 할증료가 부가된다. 2016년 5월 국제선 할증료 체계가 거리비례 구간제로 변경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 역시 지난달 4단계에서 이달 5단계가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항공유가 저렴할 때 미리 사두는 헷징 방식을 사용한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유가가 급변할 경우 추가로 헷지를 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다. 운항원가 중 연료비가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싱가포르 선박연료유 평균가는 전년동기 대비 23% 상승한 394달러였다. 벙커C유 가격은 지난달 460달러를 기록해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상선의 올해 1분기 기준 물동량은 전년동기 대비 2.2% 상승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연료유 가격이 지난해 톤당 327.06달러에서 올해 376.73달러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평균 유가는 상반기의 배럴당 65달러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국제유가는 WTI 기준으로 배럴당 58~78달러 선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국제유가 상승의 한국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에서 “국제 원유 시장은 하반기 초과 수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 기조가 예상된다”며 “유가 변동성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리스크 헷징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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