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브리핑센터 신축 나선다
조원태 회장, 이달 초 주요 임원과 T2 근처 부지 2곳 시찰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대한항공이 브리핑센터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유력 후보지로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근처 2곳이다. 이달 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브리핑센터 신축과 관련해 주요 임원과 T2 근처 부지 2곳을 시찰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T2 인근에 브리핑센터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초 직접 해당 부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지난 8일께 직접 브리핑센터 부지 후보 2곳을 살펴봤다”며 “운항본부, 객실본부 임원이 동행했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후보 부지들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T2 근처가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브리핑센터에서는 비행 전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이 비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숙지와 회의를 진행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이 관계자는 “스태프들이 이동하는 차량들도 이곳에 상주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비효율적인 브리핑룸 운영에 대해 승무원들의 불만을 사왔다.


대한항공은 제1여객터미널(T1)시절에는 터미널 안에 운항과 객실승무원이 만나 대면브리핑을 한 뒤 비행을 하러 갈 수 있도록 비행준비실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임대료 부담에 공항 외곽에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다가 2012년 인하의료원(인하국제의료센터)을 준공한 뒤 이 건물 7~9층을 통합운영센터(IOC)로 이용해왔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제2여객터미널에 입주한 뒤에도 여전히 제1여객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IOC를 이용하고 있어 운항승무원들이 매번 운항을 할 때마다 소요되는 이동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존 제1여객터미널에 위치할 때에는 이동시간이 셔틀버스로 약 5분이었지만 제2여객터미널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동시간은 20분 넘게 늘어났다”고 털어놨다.


T2에도 브리핑실은 마련돼 있다. 승무원들이 피로도를 호소하며 T2 내 브리핑공간을 마련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모가 협소해 불편을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T2 지하에 방 3칸짜리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데 운항브리핑과 객실브리핑을 할 수 있는 테이블이 각각 8개, 4개가 있다”며 “공간이 워낙 협소해 오전에는 4층에 위치한 지상직원 교육센터를 빌려서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객기 한 대당 객실승무원은 24명까지 타는데 사전 브리핑실 공간이 워낙 좁아 4층에서 객실승무원 브리핑 뒤 운항승무원이 이곳으로 이동해 합동브리핑을 하고 운항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운항·객실승무원의 브리핑실 이용 비중은 IOC 60%, T2 40%이다. 또 다른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전 비행(오전 10시 이전)이 있는 이들은 T2에 위치한 브리핑공간을, 오후·야간시간대는 IOC를 이용하는 편”이라며 “브리핑실이 이원화된 상황이라 운항이 있는 날에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예전보다 일찍 출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비용과 기존시설에 대한 문제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인하국제의료센터를 세웠지만 브리핑실을 옮길 경우 활용도(공실우려)에 고민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약 380억원을 투자받아 문을 연 인하국제의료센터의 지상 7~9층에 IOC를 마련했는데, 건립허가를 받을 당시 시 운항에 관련된 업무를 하겠다는 조건을 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3개층을 한 번에 빼는 것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대한항공은 아직 가시화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T2로 이전한 뒤)승무원들이 T1 근처 IOC에서 다니기에 멀어서 이전부터 브리핑실을 옮기려고 하고 있었다”면서도 “아직 가시화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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