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현대백화점그룹]
실적 개선에도 ‘울상’…현금창출 지표 매년 뒷걸음질
[2018 결산-현대백화점그룹]① 이익률·EBITDA 마진 4년새 3.6%p↓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외형 성장에도 내실다지기에 실패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웃을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면세점 등 사업다각화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에도 현금창출 능력은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는 까닭이다.


현대백화점 상장 계열사 7곳은 지난해 연결기준 9조3835억원의 매출과 80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2.8% 증가했다. 순이익은 6723억원으로 같은 기간 9.2% 늘어났다. 실적 전반이 좋아진 것은 식품유통기업인 현대그린푸드와 패션회사인 한섬의 성장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를 제외한 현대백화점 등 나머지 5개사의 경우 인건비 상승 및 원재료 가격인상, 오프라인 쇼핑채널의 부진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신규 사업 투자로 고정비 부담이 커져 2017년 대비 쪼그라든 성적표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실제 7개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원가는 5조4185억원으로 전년보다 18.2% 증가했고, 판매관리비는 3조1572억원으로 1.1% 증가했다. 이에 따른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도 같은 기간 90.4%에서 91.4%로 상승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그린푸드한섬이 앞서 밝혔듯 지난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 회사의 매출액은 4조5510억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2292억원으로 61.3%나 급증했다. 순이익도 1294억원으로 39.1% 늘어났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던 비중도 같은 기간 18.1%에서 28.4%로 10.3%포인트 상승했고, 순이익도 15.1%에서 19.2%로 4.1%포인트 오른 배경이다.


반대로 그룹의 ‘맏형’인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조8622억원의 매출을 올려 2017년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3567억원)과 순이익(2874억원)은 각각 9.4%, 4.9%씩 줄었다. 건설기계 전문기업인 에버다임과 유선방송사인 현대에이치씨엔은 실적 전반이 악화됐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009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17.2%, 순이익은 501억원으로 18.1%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은 매출(1조177억원)과 영업이익(1123억원)이 같은 기간 각각 2.4%, 10.4%씩 줄었든 반면, 순이익은 1666억원으로 36%나 증가했다. 중국 파트너사와 벌어졌던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받은 손해배상금 100억원이 기타수익으로 인식된 결과다. 현대리바트는 2017년 현대에이치앤에스와 합병 덕에 작년 1조3517억원을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1.9%나 급증했고, 순이익 역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덕에 389억원으로 같은 기간 5.2% 증가했다. 하지만 재고자산폐기손실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까닭에 영업이익은 481억원으로 같은 기간 5%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린푸드한섬 등 두 회사 덕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에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마냥 웃음 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영업이익률은 물론 현금창출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도 하락추세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의 자본구조와 상관없이 영업활동에 투입된 자본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영업투하자본수익률(ROIC) 역시 매년 뒷걸음질 중이다. 오히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최근 5년만 봐도 그렇다. 7개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2014년만 해도 12.2%에 달했지만 매년 0.9%포인트씩 낮아진 까닭에 작년엔 8.6%에 불과했다. 또한 이 회사들의 EBITDA는 2014년 9155억원, 2015년 9072억원, 2016년 1조13억원, 2017년 1조130억원, 2018년 1조610억원으로 4년 새 15.9%나 증가했다. 그러나 EBITDA 마진율은 이 기간 14.9% → 13.8% → 13.5% → 12.4% → 11.3%로 3.6%포인트나 하락했다.


ROIC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등 신규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애를 먹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투입한 영업투하자본(IC)은 4조9529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24.3% 증가한 반면 세후순영업이익(NOPAT)은 2675억원으로 8.9% 감소했다. 이에 따른 ROIC도 7.1%에서 5.2%로 낮아졌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사업을 시작한 것이나 최근 국내 최대 와인 매장인 ‘와인웍스’를 오픈한 것 모두 수익 확보 차원”이라며 “소비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백화점 등 기존 유통사업 만으로 수익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리바트 등 큰돈을 들인 곳들이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 실적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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