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120억 투자
누적 조회 3억건 웹소설 원작...총제작비 약 300억, 첫 메인투자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3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 표지. 사진=네이버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에 120억원 가량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룹의 첫번째 영화 메인투자다. 누적 조회수 3억건에 육박하는 유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과감한 베팅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문화콘텐츠 투자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의 메인투자자로 참여해 총제작비 40% 내외를 책임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주도로 한국영화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종속회사인 벤처캐피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만 영화 '명량'(2014), '국제시장'(2014) 등에 투자했다.


영화 제작은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가 총괄한다. 그룹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 영화사 '리얼라이즈픽쳐스'가 각각 30억원씩 출자한 조인트벤처(JV)다. 지주사가 JV 등을 통해 투자금을 집행하고, 프로덕션은 리얼라이즈픽쳐스가 맡는 구조다.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누적 관객 2668만명을 모은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연출자인 원동연 감독이다.


영화 메인투자자는 통상 총제작비 20~30% 가량을 부담하고 펀딩을 주도한다. 이를 고려하면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전지적 독자시점'에 묵직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절대적인 비용도 크다. '전지적 독자시점' 순제작비는 260억원으로 책정됐다. 홍보마케팅비(P&A)를 포함한 총제작비는 3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룹은 이중 120억원 가량을 책임지는 셈이다.


나머지 제작비 대부분은 롯데컬처웍스가 부담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롯데컬처웍스는 '전지적 독자시점'의 공동 메인투자 및 배급을 맡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과거 '신과함께' 시리즈 메인투자·배급을 맡아 고수익을 올렸다. 다만 '전지적 독자시점'이 이달 초 크랭크인(촬영시작)에 들어가 현재 초반부를 촬영하고 있어, 투자 주체나 구조 및 비용 등은 향후에 변동될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전지적 독자시점'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같은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는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이 살던 세계가 어느 날 즐겨 읽던 소설대로 바뀌는 판타지물로, 지난 2018년부터 네이버·문피아에서 연재돼 누적 조회수 2억7000만건을 넘겼다. 2020년부터는 웹툰으로 번안돼 106만명이 관심작품으로 등록했다.


또 '전지적 독자시점'은 해외 판권 수입이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 등으로 넉넉한 부가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주연은 이민호 배우를 비롯해 안효섭·나나·채수빈 등 8명이 맡는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 소속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지수도 주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이 궁여지책으로 메인투자 비율을 높게 책정한 측면도 있다. 국내 영화투자 시장에 한파가 몰아쳐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한 펀딩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올해 1월~11월 한국영화 실질개봉작(극장 상영 40회 이상)은 192편이며, 이중 BEP를 넘긴 상업영화는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밀수' 등 단 6편에 불과하다. 또 촬영종료 후 1년 이상 개봉되지 못한 이른바 '창고영화'들도 여전히 40편 가량 쌓여있어 FI 투자금 상당액이 묶여있는 실정이다.


투자자 기준 손익분기점(BEP)은 예상되는 부가수익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일례로 현재 상영 중인 '노량'(2023)은 총제작비 300억원 가량이 투입됐는데, BEP는 극장 관객 720만명으로 책정됐다. 반면 전작인 '한산'(2022)은 비슷한 금액이 들었지만 BEP는 600만명으로 잡혔다. 영화가 개봉 한 달 만에 국내 OTT인 '쿠팡플레이'에 150억원에 팔려서다.


문화콘텐츠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 메인투자자로 참여해 총제작비 40% 가량을 책임지는 것으로 안다"며 "메인투자 비율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으며 총제작비도 3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만큼 그룹 내부에서도 여러모로 기대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영화투자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올해 메인투자 비율이 40~50%로 책정된 작품이 몇몇 있어 아주 이례적인 케이스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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