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맞는 파나진, 경영권 분쟁 종지부 찍나
HLB그룹에 피인수…창업주와 소액주주간 잡음 마무리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6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파나진)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유전병 치료 소재개발 및 암 진단 전문기업 파나진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주와 소액주주연합간 분쟁이 약 6개월여만에 주주연합측의 승리로 점철된 가운데, 이들이 HLB그룹에 경영권을 재차 매각하기로 결정해서다. 업계에선 파나진의 경영권 분쟁 잡음이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사그러들지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파나진은 HLB를 주축으로 HLB바이오스텝,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H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HLB컨소시엄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노마드4호 조합 등이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26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키로 했다. 


HLB가 해당 CB에 대해 30%의 콜옵션 권리를 가지면서, 향후 행사 완료 시 HLB그룹은 최대 22.94%에 이르는 파나진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HLB가 파나진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셈이다.


파나진은 인공 유전자인 PNA를 주축으로 하는 소재 사업과 PNA 소재를 응용한 분자진단 사업 및 진단 자동화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PNA 소재는 유전물질과의 높은 결합력과 염기서열을 정확히 구별하는 능력으로 인해 분자진단이나 신약개발에 적합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HLB그룹 입장에서는 파나진을 통해 미충족 치료 수요가 높은 난치성 암종에 대한 동반진단은 물론, 유전자질환, 감염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독자적 진단기기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됐다. 리보세라닙의 간암치료제를 비롯 그룹 내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순항하고 있는 만큼, 항암제 개발에 이어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그룹 전반의 중장기 성장과 기업가치 개선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번 HLB그룹의 파나진 인수추진이 주목되는 이유에는 사업 시너지와 별개로 파나진이 그간 경영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겪은 업체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앞서 조만호씨 외 17인으로 구성된 소액주주연합은 지난해 11월 파나진 지분 14.9%를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공동보유약정을 통해 취득했다. 이에 따라 파나진의 최대주주는 기존 창업주인 김성기 전 대표(지분율 12.7%)에서 조만호씨 외 17인으로 변경됐다. 당시 이들은 김 전 대표의 횡령·배임혐의를 주장했고 김 전 대표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소액주주연합은 최대주주에 오른데 그치지 않고 올해 4월 이사회를 통해 김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명철씨를 대표로 선임하는 한편, 이사회 7명중 4명을 주주연합측 인물로 교체하는데 성공해 주주연합측의 반란이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주연합측 지분과 함께 각을 세웠던 김성기 전 대표는 물론 그의 전임이었던 박준곤 전 대표(9.25%)까지 파나진 주주간 보유지분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분쟁의 씨앗이 여전하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번 HLB그룹이 파나진 최대주주로서 사실상 해결사 역할을 맡으면서 기타 소액주주들은 물론 대주주간 갈등 양상도 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영권 안정으로 인한 지분 문제도 해소할 수 있게 돼서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42억원과 1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2%, 62.1%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도 개선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진 주주연합 측 인물로서, 경영권을 확보한 김명철 대표는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기업의 소유목적이 아니라 투명한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HLB의 사업역량과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면 파나진의 진단기술이 세계시장에서 크게 빛을 볼 것이라 확신했기에 경영권 및 최대주주 지위를 양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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