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IPO '광풍'…주가 급등락, 투자 신중론
스팩 IPO 역대 최다 전망…증권사 수수료 수익 '짭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0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Pixabay)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국내 증시에서 공모주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스팩(SPAC) 상장 행렬이 붐을 이루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스팩 상장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새내기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상장 당일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락하면서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팩 투자 광풍에 편승해 증권사만 손쉽게 돈을 벌어 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7월말 기준 스팩 19개 상장 완료…역대 최대치 경신 '전망'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스팩 상장 건수는 총 19건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앞다퉈 스팩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8월에도 스팩 상장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달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기업 수는 총 10곳인데, 이 중 6개가 스팩이다. 8월말까지 총 25개 스팩이 신규로 증시에 입성하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올해 스팩 상장 건수는 지난해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8월말까지 총 22개 스팩이 증시에 상장한 바 있다. 지난해 스팩 상장 건수는 총 45개에 달했다.


스팩은 기업 합병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비상장 기업 중 일부가 공모 불확실성을 피해 증시에 입성하는 방식으로 스팩과의 합병을 택한다. 이런 스팩의 설립과 상장(IPO), 그리고 합병은 개별 증권사들이 주도한다.


(출처 = KIND)

◆ 중소형 IPO 투심, 스팩으로 확대…증권사, 수수료 기대감 속 스팩 IPO 잇단 추진


최근 스팩 상장이 늘어난 것은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높은 투자 열기와 무관치 않다. 중소형 IPO 딜이 잇달아 흥행하고 있는 데다, 상장 이후 주가까지 치솟으면서 중소형 스팩에 대한 투자심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중소형 IPO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은 만큼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스팩 IPO까지 앞다퉈 추진하는 모습이다. 스팩 IPO 때도 일반 기업의 공모 때와 마찬가지로 수수료(공모주 총액 인수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입장에서는 손쉬운 수익 창출 방법인 셈이다. 


특히 일반기업 IPO 주관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스팩 IPO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일반기업 IPO 주관 실적이 전무한 상상인증권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팩(상상인스팩4호) IPO를 나서기도 했다. 스팩 IPO가 일종의 실적 보완 혹은, 수익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스팩 IPO를 추진할 시 수수료 수익을 취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비상장기업들에게 스팩합병을 제안하는 식으로 추가 영업도 할 수 있다"며 "스팩 투자 열기가 높을 때 스팩 IPO를 빠르게 추진해 놓는 편이 향후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유리한 셈"이라고 말했다. 


◆ 주가 급등락 피해 속출…투자 광풍 속 증권사 수수료 잭팟 '눈살'


현재 스팩 투자 열풍은 IPO 공모 과정을 지나 상장 후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상장 직후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의 200% 가까이 치솟는 일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7월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의 경우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188%까지 오른 바 있다.


문제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스팩의 주가가 이유없이 치솟은 후 이내 급락하면서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성과 미래성장성을 가능할 수 없는 스팩의 주가 급등락하면서 제 때 주식을 매도하지 못해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만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일부 스팩의 주가는 현재 공모가 밑으로 떨어져 있기도 하다. 상장 후 스팩 주식을 추가 매수한 투자자 뿐 아니라 공모주 투자자들까지 손실을 보게 된 격이다.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삼성스팩8호 등이 대표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실 합병이란 호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스팩의 주가는 치솟을 이유는 전혀 없다"며 "공모주 청약은 물론 상장 이후에도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데, 이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기현상"이라고 말했다.


스팩 투자 광풍에 편승해 증권사들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증시 입성(합병상장)을 돕기 위한 수단인데, 현재는 증권사들의 IPO 주관 실적 쌓기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상장 후 3년안에 합병 대상을 물색해야 하는데, 현재 상장 스팩 중에는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되는 곳들도 많다"며 "증권사들이 스팩 IPO를 추진하는 이유와 목적 자체가 희석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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