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공격경영
함연지, 지분가치 정말 몰랐을까
[오뚜기 공격경영]② 주가 하락세 때 수차례 걸쳐 매입, 증여세 물납 과정도 밟아


“주식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기사가 나올 때까지 300억원에 달하는지 몰랐다. 그 분야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이해되지 않는 액수다. 엄마도 모르고 계셨다. 공연해서 들어오는 공연료가 내가 이해하는 범위다”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오뚜기 3세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함연지 씨가 작년 한 예능방송에서 주식부자라는 얘기에 이 같이 답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역시 갓뚜기’라며 찬사를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연지 씨가 과연 자신의 주식가치를 모르고 있었는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함연지 씨는 오뚜기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회장의 장녀다. 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재벌 3세임에도 뮤지컬 배우로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알려지면서다. 함 명예회장의 은밀한 선행, 함 회장의 정직한 상속세 납부에 이어 연지 씨의 소박한 삶까지 ‘갓뚜기’ 3부작은 이렇게 완성됐다.


다만 오뚜기 오너 일가의 미담과 별개로 연지 씨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를 모르고 있었단 얘기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수차례에 걸쳐 오뚜기 주식을 장내 매매로 사들인 바 있고, 할아버지인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수증 받은 주식 일부를 증여세 납부에 활용한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연지 씨는 3번에 걸쳐 오뚜기 주식을 매입했다. 장내 매매 방식으로 2014년 5월 228주, 작년 2~3월에 걸쳐 3079주를 사들였다. 지분 매입에 들인 비용은 총 33억원여로 16년(2003~2018년)간 수령한 배당금 15억원 대비 2배 이상 많다. 본인의 의지가 없었다면 이 같은 주식 매입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게다가 연지 씨가 오뚜기 주가가 하락세일 때 지분을 모두 매입한 사실까지 고려하면 지분가치를 몰랐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은 발언이다.


이런 가운데 연지 씨는 2011년 7월 할아버지인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오뚜기 주식 5만주를 수증 받았고, 이듬해(2012년) 해당 주식 2만228주를 물납하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해결했다. 자신이 증여세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물납신청서를 작성했다는 건 본인이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얘기고 이는 사문서위조죄에 해당될 소지도 있다.


이외 연지 씨가 10살이던 2003년부터 오뚜기 주식 1만주를 보유, ‘미성년 주식부자’에 이름을 줄곧 올려 왔던 만큼 매스컴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지분가치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예능이다 보니 웃음을 위해 이야기를 메이킹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지분가치를 몰랐다는 얘기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뚜기가 내부거래와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나선 상태기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보니 (함연지 씨가) 회사 이미지에 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야기를 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연지 씨의 오빠인 함윤식 씨는 미성년 시절이던 2003년과 2004년 4만130주를 장내 매매로 매입한 이후 작년 2월 576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현재 보유 주식수는 7만5897주로 특수관계인 20명 중 4번째로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윤식 씨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6년 간 총 32억원의 배당금을 오뚜기에서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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