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바스헬스, 주식스왑후 주가폭락 ‘2016 데자뷰’
부진한 실적 발표 직전 주식스왑 진행…곽민철 의장, 그룹 지배력 강화 일조

[딜사이트 류석 기자]
곽민철 셀바스그룹 의장과 셀바스그룹의 절묘한 주식스왑이 시장에서 화제다. 현물로 출자할 계열사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점일 때 다른 계열사의 주식과 맞바꿔 주식 수를 대폭 늘리는 방식이다. 이후 출자한 주식의 가격은 시장에서 곤두박질치는 일이 반복됐다.



2016년에 이어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졌다. 2016년과 2017년 두 번의 거래로 가장 큰 이득을 챙긴 인물은 곽민철 의장이다. 두 거래 모두 곽 의장의 셀바스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 강화 목적이 컸다.


셀바스그룹 계열사인 인프라웨어는 지난 4월 108억 2494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 주식 수는 인프라웨어 보통주 584만 5000주였다. 증자 대상은 셀바스AI(484만 5000주)와 이홍구 인프라웨어 대표(100만주)였다. 이홍구 대표는 유상증자 대금 18억 2500만원을 현금으로 납입했지만 셀바스AI는 현금 대신 보유하고 있던 다른 계열사 지분을 현물출자했다.


현물출자에는 셀바스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셀바스헬스케어 주식이 활용됐다. 셀바스AI는 현금 대신 보유하고 있던 셀바스헬스케어 주식 89억 7294만원어치인 114만주를 인프라웨어 유증 대금으로 지급했다. 셀바스AI는 당시 유증을 통해 인프라웨어 주식 484만 5000주를 추가로 확보하며 보유 주식 수를 857만 4377주(지분율 : 22.89%)로 늘리며 확고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현물출자한 셀바스헬스케어의 주가는 3월 초 5000원대에서 유증 시점인 4월27일까지 지속적으로 올라 8000원대까지 치솟았었다. 유증 당시 셀바스헬스케어의 주가는 2016년 말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였다.


현물출자 가액 산정에는 유증 시점 전 한 달간의 평균 종가와 1주일 평균 종가, 최근일 종가의 평균 가격이 활용된다. 셀바스AI셀바스헬스케어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유증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웨어 주식 수를 대폭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물출자 당시 측정한 셀바스헬스케어의 출자가액은 7871원이었다.


출자 이후 공교롭게도 셀바스헬스케어의 주가는 5월부터 급격한 떨어졌다. 유증 전날인 4월26일 8120원의 종가를 기록한 이후 잠시 반등을 하긴 했지만 계속해서 감소해 3850원(2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출자가액 대비 5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교환 대상인 인프라웨어의 주가는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주가가 떨어졌지만 인프라웨어의 낙폭이 더 컸다.


셀바스AI가 만약 지금 시점에 인프라웨어 증자에 참여했다면 4월 유증 때 지급한 114만주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한 셀바스헬스케어 233만 634주를 출자했어야 했다. 시기적절하게 진행한 유증을 통해 셀바스AI는 효율적으로 인프라웨어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셀바스AI는 곽 의장이 계열사 중 유일하게 개인 지분(최대주주)을 보유한 곳이다.


유증 진행 시기도 미묘하다. 올해 4월27일은 셀바스헬스케어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던 시점이다. 셀바스헬스케어는 지난해 말 기준 1억 6000만원 수준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증 이후인 5월15일 발표된 셀바스헬스케어 공시에 따르면 1분기에만 3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시 이후 셀바스헬스케어의 주가는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셀바스그룹 곽 의장과 주요 임직원들은 셀바스헬스케어가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미공개 내부 정보를 계열사 간 주식 거래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이와 유사한 일은 2016년에도 일어났다. 2016년 7월 당시 곽 의장은 인프라웨어 주가가 정점을 찍었을 시기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셀바스AI에 넘겼다. 대신 인프라웨어가 갖고 있던 셀바스AI 지분을 받았다.


당시 인프라웨어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탔었다. 실제로 작년 5월까지 4000원대 중반에 머물렀던 인프라웨어 주가는 6월 들어 5000원대 중반에서 움직였다. 거래 내용을 공시한 7월에는 6700원까지 상승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5689원으로 결정됐었다.


주식스왑을 완료한 이후 인프라웨어 주가는 계속해서 감소했다. 인프라웨어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75원으로 떨어졌다. 주당 매각가격 대비 75%가량 감소한 수치다. 현재 인프라웨어 주가는 1490원(2일 종가 기준)에 머물러있다.


셀바스그룹 관계자는 “인프라웨어셀바스헬스케어 모두 실적 하락에 따른 주가 하락이었다”며 “주가가 계속 좋지 않다 보니 시장에 오해가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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