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경영 문외한 Vs. 항공 문외한, 새 전선 등장
부채비율-인적구성 놓고 난타전 지속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0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이번엔 전문성을 놓고 한 차례씩 펀치를 주고받은 꼴이 됐다.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여론전이 이번엔 전문성을 두고 펼쳐졌다. 그 동안 침묵하던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 회장을 '경영 문외한'으로 강하게 공격하자, 대한항공은 불과 몇 시간 뒤 3자 연합을 '항공 문외한'으로 되받아쳤다.


양측은 이번 기자회견 전까지는 조 회장의 경영 실패(3자 연합), 조 전 부사장의 도덕성(조 회장) 등으로 신경전을 펼쳤다. 임직원 및 노조들의 지지 선언, 3자 연합이 내세운 김치훈 사내이사 후보의 사퇴는 조 회장에게 세싸움 우위도 가져다줬다. 이제 '전문성'이라는 새로운 전선까지 꾸려졌다. 내달 25일 주총에서 승패의 판가름이 될 수도 있는 소액주주 사로잡기에 양 측이 총력을 쏟아붓는 중이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강 대표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경영 실패를 이유로 들어 조 회장 퇴진을 촉구했다. 강 대표가 특히 예로 든 것은 두 회사의 누적 적자 규모다. 강 대표는 "조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진칼 및 대한항공의 누적 적자가 1조 7414억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861.9%를 기록, 코스피 상장 기업 중 압도적 1위라는 것"이라고 조목조목 수치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한진그룹의 위기는 오너들의 독단적 의사 결정 때문이었다"고 요약했다. 한진칼은 이달 초 이사회에서 각종 재무 구조 개선안을 내놓았다. 강 대표는 이에 대해 "공부 안 하고 전교 꼴찌 하다 갑자기 내년에 전교 1등 하겠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하루 종일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강 대표와 3자 연합을 항공산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초보'로 치부하고 나섰다. 항공기 도입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만 갖고 뭔가를 따질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라 다른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다"며 "최근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리스회계기준 변경, 환율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통화스왑(CRS) 등 재무안정성 조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인적 구성과 관련해서도 현 경영진이 항공산업을 이끌어가기에 최적임을 역설했다. 김치훈 후보 사퇴에 따라 ‘3자 연합’이 내세운 사내 및 사외이사 후보 7명 중엔 대형항공사(FSC) 경영에 관여했던 이들이 없다. 항공분야와 관련된 인적 네트워크의 부재가 크다는 얘기다. 한진그룹 측은 "현 경영진은 유관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과 함께 긴밀한 협업 체계 구축했다"고 했다.


강 대표가 최근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따른 '장기전' 관측을 일축, "3월 주총에서 이긴다"고 선언하면서 한진칼 경영권 다툼은 더욱 점입가경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전문성 논쟁도 이번 다툼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의 하나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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