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하한가
대한방직, 적은 거래량에 오너 리스크
올해 거래일 중 21% 1000주 미만 거래…시세조정 '타깃'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0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 중구 소재의 대한방직 본사 전경.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최근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에 포함된 대한방직은 하루 거래량이 1000주도 되지 않는 '저(低)유동 종목'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17년부터 최근까지 경영권분쟁 내홍을 겪었으며 그 이전에는 차명주식 논란에 휩싸이는 등 최대주주인 설범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시세조정 타깃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딜사이트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한방직의 주식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부터 거래 정지 전인 이달 14일까지 총 111일의 거래일 가운데 23일이 1000주 미만으로 거래되는 저유동성을 보였다.


◆ 하루 1000주 미만 거래 저유동성 주식 


올 상반기 전체 거래일 가운데 약 21%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순히 1주를 5거래일로 계산할 때 일주일 중 하루는 극심한 저유동성으로 주가의 변동이 없었던 것이다. 올 상반기 중 6월을 제외하고 ▲1월 5거래일 ▲2월 2거래일 ▲3월 5거래일 ▲4월 6거래일 ▲5월 5거래일 등 총 23거래일 등이 하루 1000주 미만 거래됐다.  


유동성이 낮은 종목은 적은 매수세나 매도세만으로도 주가가 급격히 오르내리는 경향을 보여 문제가 된다. 이러한 저유동성 종목은 이른바 '작전세력'의 시세 조종 대상이 될 수 있다. 주식 리딩방, 포털 주식 카페, 증권방송 등 여러 매체에선 이처럼 거래량이 없는 종목을 추천하며 주가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대한방직과 같은 저유동 종목의 주가조작 가능성을 막기 위해 매년 말 유동성 수준을 1년 단위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 평균 체결 주기가 10분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종목을 저유동성 종목으로 분류하고 다음 1년간 정규시장에서 30분 간격을 두고 단일가매매로 체결되도록 한다. 지난해 말 유동성 평가 결과 단일가 매매 대상 저유동성 종목으로 확정된 종목은 총 16개 종목으로 유가증권 시장 14개, 코스닥 시장 2개 종목이 해당된다. 


◆ 적은 거래량에 오너 리스크, 경영권 분쟁 단초 


대한방직을 비롯한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의 핵심 인물은 온라인 주식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 강기혁 씨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강씨는 "대한방직을 비롯해 동일산업, 동일금속, 방림, 만호제강 등 투자한 종목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마련된 상태에서 주주행동주의 사례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며 "대주주의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 기업가치를 제대로 판단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겼을 뿐 통정매매를 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씨는 대한방직의 소액주주연합을 주도하며 경영권 분쟁에 나서기도 했다.


대한방직 대주주인 설 회장의 오너리스크는 이미 여러차레 불거진 바 있다. 1953년에 설립된 대한방직은 창업주인 설경동 초대 회장의 장남인 설원식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대한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1996년부터 설 명예회장의 아들 설범 회장이 대표로 올라선 이후 오너 3세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방직의 최대주주는 설범 회장으로 19.88%를 보유 중이다. 아들 설우정 씨를 비롯한 특별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25.95%다. 대한방직의 사업구조는 방직 부문 매출이 99.85%, 임대 수입이 0.15%로 염색가공 제품을 생산하고 섬유와 기타상품에 대한 무역업을 주사업으로 한다.



설 회장은 지난 2005년 회사 자산인 대구 월배공장 매각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아 처벌을 받은 경력이 있다. 또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유한 차명 주식에 대해 공시 의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다.


대한방직은 경영권 분쟁 소송도 벌였다. 지난 2021년 일부 주주들이 중심이 돼 경영권분쟁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까지 거쳤으나 지난 4월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코스닥 상장사 CBI가 소액주주와 손잡고 2021년 10월 취득한 지분 4.2%를 바탕으로 경영 참여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대한방직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뗀 상태다. CBI 관계자는 "지난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밀리면서 경영 참여가 무산됐다"며 "해당 지분은 더 보유할 이유가 없어 이후 처분했다"고 밝혔다.


대한방직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등 경영 리스크가 불거지는 것은 대주주의 자질 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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