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아, TEE사업 포기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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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민 기자] 한솔그룹 계열 보안회사인 솔라시아가 신성장동력인 TEE(rusted Execution Environment) 보안 기술사업을 한시적으로 포기한다. 잠재적 조치지만 사업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솔라시아는 독일 스마트카드업체 G&D를 대상으로 76억56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총 주식수 120만주, 예상 지분율 16.29%)를 진행하고 있다. 납입일은 오는 15일이다.

주목할 대목은 G&D의 투자 조건인데, 바로 솔라시아의 ‘TEE사업(Cortex-a) 정리’라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 상대방인 G&D는 TEE사업 부문 경쟁사인 Trustonic(Gemalto·G&D·ARM이 설립한 JV)의 설립주주”라며 “현재 보유주식은 모두 매각했지만, 올해까지 TEE사업(Cortex-A) 경업금지(동종업금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우리는 TEE사업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라며 “재진행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TEE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G&D와 임베디드 SIM(eSIM) 프로젝트 진행과 연구 개발 협력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솔라시아는 연초 G&D와 eSIM 제품 및 관련 기술 관련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국내 통신사·사물인터넷(IoT) 제조사에 eSIM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와 업무상 제휴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TEE보안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데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솔라시아 만이 글로벌 인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솔라시아는 과거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하에 스마트폰 보안 플랫폼 기술인 TEE보안을 개발했다. TEE는 하드웨어 보안 기술을 통해 트러스트존(TZ) 어플리케이션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솔라시아의 모바일 AP 칩 보안 플랫폼 ‘SecuriTEE’는 인증값 등 보안 정보를 실행할 때 별도의 보안영역 내 보안운영체제를 작동해 해당 정보를 해킹·악성코드로 부터 원천 차단하는 보안 기술이다. 또 프로세서·주변장치·개인정보를 대상으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솔라시아가 기술력을 보유한 TEE보안과 연계되는 OTrP보안(ARM, 시만텍 등 글로벌기업과 공동으로 글로벌 개방형 프로토콜 보안)은 이제 시장 개화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뿐 만 아니라 웨어러블, 드론, 헬스케어, 스마트홈 등의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프리미엄 콘텐츠(DRM), 모바일결제(핀테크), 사물인터넷, 자동차 등 엄격한 보안이 필요한 다양한 시장의 개화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기존 소프트웨어 보안을 넘어, (TEE 같은) 하드웨어 보안 플랫폼 기술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솔라시아가 유일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만큼 이번 결정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솔그룹 차원의 TEE사업 진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솔라시아 측은 즉답을 피했다.

한편 솔라시아는 한솔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말 한솔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솔라시아가 최대주주인 한솔넥스지 지분 18.42%를 처분 대상(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변경하면서 공정가치와 장부 금액(120억817만원) 차이 금액인 61억3783만원을 당기손실로 반영했다.

손실로 인한 자금 유출이 있지는 않다. 다만 앞으로 한솔넥스지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경영권 프리미엄 희석 등으로 장부 금액에 못 미치는 매각 가치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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