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KB증권이 '2023년 상반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유상증자와 부채자본시장(DCM) 대표주관 1위를 차지하며 1분기 2관왕 명성을 이어갔다.

다만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는 15위권 내에도 들지 못하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테이블 부문별 실적 온도차가 컸다. 

인수합병(M&A) 자문시장에서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씨티증권)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PwC가 각각 재무와 법률, 회계자문 1위를 차지했다.

◆ IPO, 한투증권 독주체제 

대어급 IPO 실종에 대형증권사 딜 쏠림 현상이 심화된 상반기 IPO 시장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중소형 IPO 주관을 독식하면서 1분기에 이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한투증권은 상반기 총 7개 기업의 IPO 대표주관을 맡으며 총 2375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1월에만 오브젠(139억원)과 제이오(520억원) 등 5개 기업을 상장시킨 것이 상반기 전체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투증권은 두산로보틱스와 파두 등 조 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신청한 상태라 하반기에도 활약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한투증권에 이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1649억원, 1162억원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최대 금액을 공모한 기가비스 IPO를 단독 주관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공모 흥행을 이끌었다.  

한화투자증권(1084억원)도 1000억원 이상 실적을 쌓으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 실적이 1000억원이 넘는 곳은 이들 네곳 뿐이었다. 5위는 604억원 실적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이었다.

◆ 유상증자, KB증권 딜 가뭄에도 단독 1위

상반기 딜 가뭄 속에서도 KB증권이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1분기는 롯데케미칼 유증에 참여한 공동 주관사 7곳이 1건의 실적을 나눠 가지며 KB증권을 포함해 무려 7곳이 공동 1위를 차지하는 특이점이 발생했지만, KB증권이 2분기 치고 나가면서 단독 1위 거머쥐었다.

전체 유증 시장 규모는 건수 16건, 주관 금액 1조6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60% 급감하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롯데케미칼 외에는 주목할 만한 딜이 없었다는 평가다.

이에 순위에 오른 다수 증권사가 1분기 실적으로만 상반기를 마무리한 반면 KB증권은 2분기 5건의 유증을 주관하며 남다른 역량을 과시했다. KB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3840억원으로, 대표적으로 케이이씨와 셀바스AI의 유증을 대표 주관했다.

2위는 신한투자증권(2256억원)으로 1분기 롯데케미칼에 이어 2분기 신한알파리츠(520억원) 유증을 단독 주관한 것이 2위에 오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외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등 5곳(각 1736억원)이 공동 3위에 올랐는데, 이들 모두 1분기 롯데케미칼을 공동 주관한 곳들이다. 롯데케미칼 이후 2분기 딜 수임 여부가 순위를 결정했다.

◆ DCM, KB증권 불안한 1위

KB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1분기에 이어 상반기 1위 자리를 지켰다. 1분기 SK그룹과 LG그룹, 롯데그룹, 범 현대그룹 등 주요 그룹의 회사채 대표주관을 휩쓴 데다 2분기에도 이들 그룹사 딜을 중심으로 수임한 것이 1위 수성의 비결로 꼽힌다. 

2분기 KB증권이 주관한 곳은 ▲LG헬로비전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호텔롯데 ▲HD현대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 ▲HD현대오일뱅크 등으로 LG그룹 계열사에서 7667억원, 롯데그룹과 HD현대그룹에선 각각 5027억원, 3385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다만 NH투자증권이 KB증권을 바짝 추격하며 1위 자리를 노리는 형국이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실적 6조2239억원으로 KB증권과 격차는 단 2075억원에 불과하다. 2분기 실적만 보면 NH투자증권(2조6179억원)이 KB증권(2조4525억원)을 앞선다. 

이에 따라 하반기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이며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두 회사가 선두 경쟁을 벌였는데, 올해도 같은 대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4조7983억원으로 3위에 올랐고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3조6355억원, 3조3632억원으로 4, 5위를 차지했다. 다만 6위 SK증권이 3조2467억원으로 4, 5위와 근소한 차이로 5위권 입성에 실패한 만큼 하반기 실적에 따라 순위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 M&A 재무자문, 씨티증권 1위…모건스탠리 25억 차로 따돌려

국내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분야에서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씨티증권)이 5조1525억원의 자문 실적을 기록하며 상반기 1위에 올랐다. 2위 모건스탠리(5조1500억원)와 단 25억원 차이의 초박빙 승부였다.

두 곳은 1분기 딜 클로징 된 2조원대 메가딜 일진머티리얼즈(2조7000억원)와 메디트(2조4000억원) 매각 건의 매각사 및 인수자 측 재무자문으로 참여해 동일한 자문 실적을 쌓았지만, 씨티증권이 지난 2월 KHI의 포스텍 인수 건에 공동 자문사로 참여하며 25억원의 실적을 더한 것이 1위를 결정지은 한 방이 됐다.

재무자문 부문 5위까지 순위를 보면 3위 삼정KPMG(4조3871억원)를 제외한 4위(JP모건, 3조5749억원)와 5위(크레디트스위스, 3조4982억원)까지 총 4곳이 외국계 투자은행(IB)일 정도로 국내 자문사보다 외국계 자문사의 활약이 돋보였다.

10위권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국내 자문사로는 NH투자증권(3조4568억원)과 삼일PwC(2조5280억원)가 각각 6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는 국내 자문사가 다소 밀렸지만, 건수로는 삼일PwC(44건)와 삼정KPMG(28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빅딜로 분류되는 M&A 참여 여부에 따라 순위가 갈린 모습이다.

◆ M&A 법률자문, 김앤장 흔들림 없는 '아성'

인수합병(M&A) 법률자문 부문은 조 단위 빅딜을 휩쓸며 1분기부터 독주하는 모습을 보였던 김앤장 법률사무소(김앤장)가 2분기에도 명성을 이어가며 상반기 전체 1위 자리를 지켰다. 

상반기 실적은 23조1978억원으로 유일하게 10조원이 넘었다. 올해 잔금납입이 완료된 건 중 1분기 가장 큰 규모의 랜드마크 딜이었던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법률자문을 수행했고, MBK파트너스의 메디트 인수에도 인수자와 매각자 양측 자문을 모두 제공했다. 두 건 모두 2조원이 넘는 메가딜이었다. 

2분기에도 빅딜이 이어졌다. SK온이 사우디국립은행(SNB)의 자회사 SNB캐피탈 등이 참여한 1조60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인수자 측 자문사 역할을 수행했고, OCI 분할에도 법률자문을 제공하며 8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쌓았다.

광장은 상반기 9조5619억원의 실적으로 2위를 차지했다. 광장은 1분기에도 2위에 올랐었다. 지난 1분기 MBK파트너스와 UCK가 설립한 SPC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를 위해 진행한 공개매수 거래(1조8092억원)에 법률자문으로 참여했고, SK온 투자유치 거래에 김앤장과 함께 법률자문을 맡아 조 단위 자문 실적을 쌓았다. 

법률자문 순위에서는 3위 경쟁이 눈에 띈다. 3위 태평양(7조7300억원)과 세종(7조2393억원)이 약 1800억원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5위는 율촌으로 6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 M&A 회계자문, 삼일PwC 확고부동 1위

삼일PwC가 M&A 회계자문 부문에서 상반기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실적으로만 2위 삼정KPMG와 2조원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면서 확고부동한 1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삼일PwC는 상반기 잔금납입 완료 기준 13조3803억원의 회계자문 실적을 쌓았다. 총 58건의 거래에 회계자문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 중 조 단위 빅딜만 5건에 달했다. 

조 단위 딜은 각각 일진머티리얼즈와 메디트, 메르디안바이오사이언스, 포스코에너지, SK온 등이다. 다만 이들 중 삼일PwC 2분기 실적에 포함된 딜은 SK온 한 곳 뿐으로, 1분기에 비해 2분기 성적이 다소 저조한 편이었다.

이에 삼일PwC의 2분기 개별 실적은 3조6985억원에 그쳤고, 삼정KPMG(3조6101억원)의 턱밑 추격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정KPMG는 2분기 마무리 된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매각 건에 참여한 것이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상반기 전체 실적은 11조4630억원으로 삼일PwC와 1조9172억원 격차를 보였다. 회계자문사 중 상반기 10조원 넘는 실적을 쌓은 곳은 삼일PwC와 삼정KPMG 두 곳 뿐이다.

이어 딜로이트안진(5조5022억원), EY한영(5조506억원), 삼도회계법인(1401억원)이 3~5위에 올랐다.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의 3위 싸움이 하반기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개별 실적으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거래에 참여한 EY한영(2조6770억원)이 딜로이트안진(9865억원)을 앞섰다.

이성희 기자 lsh84@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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