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KB인베 대표, '파격 인사' 평가 배경은
1년만에 상무→사장 초고속 진급…'지주·외부' 출신 제치고 내부 승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영석 KB인베스트먼트 신임 대표(출처=KB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최근 KB인베스트먼트 수장에 오른 송영석 대표를 두고 업계에서는 파격 인사라는 말이 연일 나오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외부수혈 가능성을 제치고 수장으로 오른데 이어 상무에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지주 출신이 KB인베스트의 대표 자리에 올라왔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5일 KB인베스트는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사령탑으로 송영석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선임했다.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지난 2018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던 김종필 전 대표는 7년 만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송 대표는 1969년생으로 서울대 임산공학과를 졸업했다. 벤처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건 1997년 TG벤처(현 큐캐피탈파트너스)에 합류하면서부터다. 이후 2006년 KB인베스트의 벤처1본부 수석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7년 벤처투자그룹 본부장 ▲2022년 리스크관리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CRO 업무를 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표 선임을 두고 파격인사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우선 김 전 대표가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KB금융지주는 차기 사령탑으로 외부수혈에 무게를 뒀다. 실제 헤드헌터와 계열사 대표 등을 통해 후보자를 물색하고 외부인사 3명으로 숏리스트를 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현업에서 활동 중인 벤처캐피탈 고위 임원과 전직 대표 출신 등이 망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 예상을 깨고 내부 인사인 송 대표가 깜짝 선임됐다.


송 대표의 승진도 파격적인 측면이 있다. 지난해 1월 상무 직급을 달고 1년여 만에 곧바로 사장으로 진급했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 직급은 모두 사장이기 때문에 송 대표는 전무, 부사장을 건너뛰고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됐다. 


이번 인사로 송 대표는 등기 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KB인베스트 이사회는 사내이사에 송 대표, 기타비상무이사에 나상록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 김중완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장 등 총 3명으로 구성돼있다.


KB금융지주 인사들이 KB인베스트 이사회에 대거 포진돼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KB인베스트는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증권 등과 비교해 그룹내 인사 후순위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주 출신 인사들이 KB인베스트 대표 자리에 앉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김종필 전 대표 이전에 KB인베스트가 외부에서 대표를 영입한 것은 2002년 선임한 조승현 전 교보증권 사장이 유일하다. 이번 인사에서 송 대표는 지주 출신의 쟁쟁한 임원들을 제치고 사장으로 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KB인베스트가 '위기 관리'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 시절 KB인베스트가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한 반면, 지금부터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송 대표는 15년 이상 투자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심사역일 뿐만 아니라 2022년부터 회사의 위기관리를 전담해오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수장을 맡았던 2018년 4000억원대에 불과했던 KB인베스트의 운용자산(AUM)은 최근 약 3조1000억원까지 확대됐다. 김 전 대표의 '외연 확장' 기조로 회사의 덩치는 커졌지만 그만큼 회사 내에 잠재된 투자 리스크도 늘어난 셈이다. 총 AUM(3조1000억원) 가운데 1조원 이상을 KB금융그룹에서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B인베스트가 김 전 대표 시절 그룹 계열사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운용자산을 급속도로 늘려왔다"며 "당시 전방위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인사 역시 곧 만기가 도래하는 대규모 펀드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를 대표로 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최근 취임한 양종희 회장이 각 계열사 인사 과정에서 업계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송 대표 역시 오랜 기간 벤처캐피탈 업계에 몸담으며 심사역부터 위기관리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그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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