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3월 주총시즌, 오너일가 현안 도마에
기아차·쌍용차·LG전자 등 일정 확정…한진그룹 내달 말 예정
주주총회.(사진=팍스넷뉴스)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재계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안건을 속속 마련하며 일정 확정에 나섰다. 이번 주총시즌은 ‘큰 손’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의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참여,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기아차 사내이사 선임 등 오너일가와 관련된 현안들이 많아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총시즌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한진그룹이다. 아직 주총 안건과 일정이 확정되지 않지만, 오너일가의 각종 갑질논란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사회적 뭇매를 맞은 한진그룹은 다른 기업집단에 비해 업계 안팎의 시선이 많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은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 10.81%, 8.03%를 보유한 2대주주인 KCGI는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이란 제목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체제 확립방안 ▲기업가치 제고방안 ▲고객 만족도 개선과 사회적 신뢰 제고방안을 요구한 상황이다.


또 KCGI는 한진칼과 ㈜한진에 감사·사외이사 선임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도 송부했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KCGI의 주주제안권 행사 자격에 대해 지분 보유기간 6개월 미만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도 한진그룹을 겨냥하고 있다. 한진칼 정관에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형을 확정받은 사람은 3년 동안 이사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인 조양호 회장의 형이 확정되면 이사 자격이 박탈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관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각각 6.7%, 7.41% 보유한 3대주주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달 말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기아차 사내이사 선임도 주목된다.


기아차는 다음달 1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 위치한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기아차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선임의 건을 다룬다. 사내이사 3명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 주우정 기아차 전무가 해당된다. 이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정 수석부회장과 박 사장은 재선임, 주 전무는 신규 선임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아차에서 사내이사에 오를 경우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현대차그룹 전반에 더욱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2008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 부회장을 맡으며 기아차에서 비상근이사로 이사회에 참석해왔다.


그는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재직 당시 세단 차종을 ‘K’로 묶어 성공적으로 론칭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기아차가 최근 실적부진,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이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정 수석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차는 이밖에도 이번 주총에서 2018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다룬다. 남상구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트랙 석좌교수의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도 다룰 예정이다.


LG전자는 다음달 15일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주총을 연다. 이날 주총에서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맡았던 기타 비상무이사직에 권영수 ㈜LG 대표이사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을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구 부회장이 지난해 말 공식 퇴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따른 조치다. 이밖에 LG전자는 이상구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 정도현 사내이사와 김대형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다룰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22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논현2동주민센터 7층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사내 등기이사 신규선임안건을 다룬다. 그는 현재 현대홈쇼핑 대표,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에서는 미등기임원 부회장으로 근무 중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 올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현대백화점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일선에 나설 전망이다. 이로써 업계 안팎에서는 그간 일각에서 제기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계열분리 가능성보다 형제가 함께 현대백화점 경영일선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 17.09%, 현대그린푸드 12.7%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23%를 쥐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12.05%다.


한편 쌍용차는 다음달 29일 경기도 평택시 동삭로에 위치한 자사 미래동 세미나실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감사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영업보고 뒤 5가지 안건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2명 선임의 건, 2018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차기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예병태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이 주목된다. 예 부사장은 지난해 9월 COO로 쌍용차에 합류했다. 1958년생인 그는 부산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마케팅기획팀장, 상용사업본부장·부사장, 현대기아차 상품전략총괄본부 상무 등을 역임했다.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예 부사장은 판매증대를 통한 실적개선의 숙제를 안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2년간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7년 영업손실 653억원, 당기순손실 65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642억원, 당기순손실 6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가 1.69%, 6.05%씩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전년 대비 12% 증가한 16만대로 설정하고, 연초부터 ‘렉스턴 스포츠 칸’과 ‘신형 코란도’를 연이어 출시하며 판매증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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