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에너지·환경 포트폴리오 다각화 '순항'
건설사업 의존도 탈피, 작년 에너지사업 매출 약 1.4조…영업이익 비중 4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0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SK에코플랜트)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에너지사업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사업 확장을 표방하며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까지 바꾸며 비즈니스모델 전환을 알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9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에너지 사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는 건설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 환경·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매출·영업이익 비중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SK에코플랜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8조9251억원으로 전년(7조5508억원) 대비 18.2% 늘었다. 최고 매출을 달성했던 2015년(9조3607억원) 수준까지 회복을 눈앞에 뒀다. 또 영업이익은 1745억원을 달성해 전년(1570억원) 대비 11.2%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5월부터 기존 주력사업인 건축‧토목 사업에서 탈피함으로써 체질 개선에 본격 나섰다. 건축‧토목사업은 솔루션 사업으로 분류하는 한편 환경‧에너지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SK에코플랜트 사업 부문은 환경사업, 솔루션사업, 에너지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 매출 비중 줄어든 솔루션사업…이익 개선 필요한 환경사업


SK에코플랜트의 근본사업이자 주력사업은 여전히 솔루션사업이다. 솔루션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설계를 바탕으로 한 주택·건설, 플랜트, 인프라 사업 등이다. 도로, 터널, 교량, 철도 등 인프라사업에서부터 지식산업센터, 아파트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된 점은 기존의 건설업 방식에 친환경 설계 등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솔루션사업의 매출은 5조8941억원으로 사업 중 여전히 제일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66.04%다. 2021년 84.66%, 2022년 69.37%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년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사업은 2022년만 해도 에너지사업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영업이익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주춤했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사업은 주로 소각, 매립 등을 통해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종합 환경사업이다. 최근 자원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배터리, 전자폐기물(E-waste),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새로운 환경사업으로까지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사업의 매출은 1조3569억원이다. 전체 매출 비중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매출(5300억원) 비중이 6.69%, 2022년 매출(9815억원) 비중이 13%였던 것을 고려하면 꾸준한 증가세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해 매출 대비 다소 낮은 환경사업의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환경사업 매출이 1조3569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8900만원으로 적자를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인공지능(AI) 도입과 디지털전환(DT) 등 고도화 설비로 인한 적지 않은 투자 비용으로 이익 창출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에너지사업, 매출‧이익 동반성장…해외 매출 비중 커


SK에코플랜트가 전개하는 에너지사업 영역은 연료전지, 수소, 태양광, 해상풍력 등이다. 재생에너지사업을 주축으로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는 에너지사업의 방향과 일치한다. 이 덕분에 최근 해외 수주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사업 매출은 1조6739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82%에서 2022년 17.63%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18.76%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에너지사업 매출의 약 87%는 해외(1조4605억원)에서 나온다. 전년도 해외 매출(2957억원)이 에너지사업의 약 22%를 차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해외 매출이 비중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아울러 영업이익에서도 에너지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에너지사업 영업이익은 708억원이다. 솔루션사업을 플랜트, 건축·주택, 인프라 등으로 세부사업으로 분류했을 때 에너지사업이 세부사업 부문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40.56%)이 가장 높았다.


에너지사업의 매출 절반 정도는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통한 해상풍력사업에서 나왔다. 실제로 SK오션플랜트는 지난 대만의 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의 라운드 1‧2에서 총 2GW 규모의 해상풍력시설을 수주했다. 이는 대만 해상풍력시장의 44%를 차지하는 규모다.


SK에코플랜트는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인 프로젝트 라운드3가 남아있는 만큼 대만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 견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대만의 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3은 2030년까지 15GW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최대한 수주실적을 확보한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해상풍력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국내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둔화된 국내 건설업계 속에서 해외에서 에너지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사업 안정성을 지켜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가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나선 덕분에 건설업계 침체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3년 전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나선 덕분에 국내 건설업 위기 상황에서도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며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대만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한편 새로운 시장 선점에도 나서 에너지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해 재무안정성을 지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SK에코플랜트는 계열사 등의 지원으로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신사업을 투자‧육성한 덕분에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이 비교적 덜했다"며 "다만 다른 건설사가 이를 보고 섣불리 신사업을 뛰어들다가는 투자비용만 부담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사업부문별 영업이익과 비중. (출처=SK에코플랜트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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