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대형화 효과


[공진우 인턴기자]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은행(IB) 부문 성장으로 증권사 대부분이 올 상반기에 사상 최고 실적 기록을 기록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0곳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총 2조3878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42.3% 증가했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SK증권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물론 사실상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한 곳이 증권사 20곳 중 13곳(65%)에 달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가 상반기에 순이익 3578억원을 올려 유일하게 3000억원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0.7%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대우증권과 합병해 2017년 미래에셋대우로 출범한 후 반기 기준으로 순이익을 비롯해 영업이익 세전순이익이 모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며 “해외투자 등 투자금융(IB)을 필두로 트레이딩, 이자 수익 등에서 고르게 실적을 낸 영향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작년에 한국투자증권에 양보해야 했던 순이익 1위 자리를 상반기에 빼앗았다”며 “자산관리에 강했던 미래에셋증권과 위탁매매에 강했던 대우증권이 2017년 합병한 시너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해석했다.


순이익 2위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873억원으로 집계, 전년 동기에 비해 6.2% 확대됐다.


국내 1호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안정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발행어음 사업에서의 성과와 함께 위탁매매, 자산관리, IB, 자산운용 등 부문별로 고른 성장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해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반기에 13.2%를 기록, 국내 대형 증권사 가운데 자본 수익성 1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8조원에 육박하는 자기자본을 확보한 미래에셋대우는 ROE가 10%가 되지 않는 등 자기자본 활용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며 “그에 반해 미래에셋대우의 절반 수준의 자본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은 ROE가 미래에셋대우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을 가장 잘 활용해 장사를 한 증권사라고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3위 자리에는 NH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451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5.4% 확대됐다. 반기 기준 가장 높은 실적이다. 또한 신한, KB, 하나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이가장 높아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에 순이익 2326억원을 올리며 4위에 자리를 잡았다. 유령주식 사태에도 고객 예탁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89.8% 늘어난 것이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순이익 2124억원), 신한금융투자(순이익 1827억원), 키움증권(순이익 1667억원) 등의 순이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바이오주, 남북경제협력주 등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들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면서 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냈다”라고 말했다. 또 “IB 부문 약진, 안정적인 금리,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증가 등도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상반기에 비해서는 못 미칠 우려가 나온다. 김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8월부터 감소세에 들어가 하반기 위탁매매 수수료 부분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하반기는 기업공개(IPO) 성수기이고, IB쪽 전반의 실적도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어 수익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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