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상장사 ‘이월드’로 자금압박 해소하나
이랜드월드, 쥬얼리 사업부 매각…연내 차입금·FI 투자금 상환 계획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이랜드그룹의 유일한 상장사 이월드가 자금조달 시장에 등판한다. 그룹 내 관계사 이랜드월드가 상환해야 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랜드월드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게 여의치 않자 상장사를 내세웠다.



7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이월드는 2000억원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조달 방식은 전환사채(CB)나 전환우선주(CPS) 발행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월드는 정관상 2000억원까지 CB를 발행할 수 있다.


이번 이월드 자금조달의 모집주선은 유안타증권이 맡았다. 유안타증권은 몇몇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이월드는 관계사 이랜드월드의 쥬얼리 사업부를 영업양수하기로 했다. 유안타증권 등에서 조달한 2000억원을 이랜드월드로 내리는 셈이다. 쥬얼리 사업부는 시계와 보석 판매 브랜드인 ‘로이드’와 ‘클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당장 해결할 숙제를 안고 있다. 기간도 연내로 잡고 있다. 영업일수로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빌렸던 돈과 연초 투자받은 자금을 상환하는 작업이다. 상환해야 할 돈의 규모만 3150억원이다.


자체적으로 국내·외 사모투자회사(PE)로부터 자금조달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랜드월드는 PE들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이에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그나마 원할한 상장사 이월드가 나서게 됐다.


이월드와 이랜드월드 간 거래 등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자금 상환 작업은 무리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랜드월드는 3분기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을 2799억원 비축하고 있다. 여기에 쥬얼리 사업부 등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 등으로 급한 불들은 끌 수 있는 셈이다.


우선 이랜드월드는 자회사 이랜드리테일 간 채권·채무 관계도 해소할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에 필요한 작업이다. 상장예비심사에 계열사 간 신용공여가 영향을 줄 수 있어 청구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에서 빌린 자금 규모는 1150억원이다. 차입 시점은 지난해 8월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이 큐리어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6000억원의 지분투자를 마친 후 차입한 자금이다.


이랜드리테일 차입금을 상환하면 이랜드월드의 재무비율도 다소 개선될 수 있다. 지난 3분기말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75.72%다. 단기차입금 규모만 1조5417억원 정도다.


연초 홍콩계 PE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에쿼티)로부터 투자받은 2000억원도 상환해야 한다. 앵커에쿼티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이랜드 인터내셔널 파트너스’ 등을 만들어 이랜드월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에서도 3000억원어치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으나 6개월만인 지난 7월에 상환받았다. 앵커에쿼티도 11개월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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