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긴 메타버스펀드 결성, 상반기 출범 '드라이브'
조기 결성 가산점 등 촉진책 마련…M&A 주목적 투자 부담은 여전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가 지난해 매듭짓지 못한 메타버스 자펀드 결성작업에 속도를 낸다. 펀드 조기 결성을 확약하는 운용사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촉진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다만 40%에 달하는 인수합병(M&A) 주목적 투자조건상 펀드 운용 난이도가 낮지 않다는 평가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2023년 12월 모태펀드 수시 출자사업 계획'을 공고했다. 지난해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을 통해 추진했다가 무산된 '메타버스(과기정통 계정)' 부문 출자 계획을 재공고한 것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작년 6월 티케인베스트먼트-엘에스에스프라이빗에쿼티(LSS PE) 컨소시엄을 자펀드 위탁운용사(GP)로 낙점했다. 두 운용사는 모태펀드 출자금 240억원을 토대로 약정총액 437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펀드의 최초 결성시한은 작년 9월, 부득이한 경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12월까지였다. 그러나 티케인베스트-LSS PE 컨소시엄은 정해진 기한 내 매칭(matching) 자금을 전부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펀드 결성계획을 자진 철회하며, 향후 1년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할 수 없는 패널티(불이익)를 받게 됐다.


2022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첫 선을 보인 메타버스펀드는 출범 첫해에도 적격 운용사를 단번에 찾지 못했다. 당시 리더스기술투자가 출자사업에 단독 지원했지만, 서류심사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메타버스 관련 기업 M&A에 약정총액의 60% 이상 투자해야 하는 까다로운 주목적 투자조건이 출자사업 흥행 실패 원인으로 거론됐다.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여론을 받아 들여 뒤이어 진행한 수시 출자사업부터 메타버스 관련 기업 M&A 의무 투자비율을 40%로 하향 조정했다. 펀드 등록일로부터 2년 내 주목적 투자 비중을 60% 이상 달성하면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당근책도 내놨다. 그 결과 해당 수시 출자사업엔 총 8개의 운용사가 지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위탁운용사는 대성창업투자가 맡았다. 대성창투는 모태펀드 출자금 600억원을 밑천 삼아 11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했다. 그룹 계열사인 대성홀딩스, 대성에너지, 대성청정에너지 등이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매칭 자금 확보가 녹록지 않았던 만큼 계열사 출자 의존도가 예상보다 높았다는 평가다.


한국벤처투자는 운용사들의 지원 수요를 확인한 만큼 지난해 주관한 2023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선 메타버스 부문 출자 조건을 크게 손보지 않았다. 성과보수를 주는 기준수익률을 2%에서 3%로 소폭 상향 조정하고, 기존 펀드를 멀티클로징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정도의 변화만 줬다.


다만 최근 공고한 수시 출자사업에선 '신청 현황에 따라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분할해 다수 운용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앞서 펀드 결성을 추진한 티케인베스트-LSS PE 컨소시엄이 민간 매칭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은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운용사가 조기 결성과 투자를 확약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선정일로부터 2개월 이내 펀드 결성을 확약하거나, 연내 80억원 이상(펀드 최소결성금액의 20%) 투자한다고 제안할 경우 가산점을 제공한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자펀드 결성을 독려함으로써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들에 정책자금이 흘러들어가게끔 유도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티케인베스트-LSS PE 컨소시엄 입장에선 가뜩이나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환경에서 투자 심리가 한풀 꺾인 메타버스 섹터로 출자자를 모으다 보니 부침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한국벤처투자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보완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벤처투자는 오는 30일까지 출자사업 제안서를 접수 받는다. 이후 서류심사와 구술심사를 거쳐 3월 중 최종 위탁운용사를 낙점할 계획이다. 선정된 위탁운용사는 6월까지 400억원 규모 이상의 자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모태펀드 출자금액은 240억원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