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IPO
초기투자한 VC, 7배 수익 넘본다
에이피알 몸값 2조 육박...상장 이후 VC별 수백억 차익 예상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7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에서 출시한 '부스터힐러'. 사진=에이피알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이 수백억원의 차익 실현을 예고했다. 신한벤처투자는 에이피알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으로 투자배수(멀티플) 7배가 넘는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하나벤처스는 멀티플 4~5배를 기록할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현재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시가총액 밴드는 1조1149억~1조5169억원으로 책정됐다. 회사는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금액을 확정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2017년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딩을 진행해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뭉칫돈을 끌어왔다. 신주를 발행해 모은 자금만 327억원이 넘는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한국거래소 요청으로 자회사가 보유 중인 구주도 매각했는데, 이 자금까지 종합하면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규모는 총 1000억원에 육박한다.


◆ 신한벤처투자, VC 중 유일하게 시리즈A 참여...원금회수 完, 멀티플 7배↑ 전망


신한벤처투자는 FI 중 가장 높은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피알에 가장 먼저 투자한 덕분이다. 신한벤처투자의 전신인 네오플럭스는 지난 2017년 시리즈A 라운드 펀딩에 참여해 30억원을 투자, 신주 전환상환우선주(RCPS) 지분 2.85%를 취득했다. 당시 에이피알의 투자 전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약 1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듬해 진행한 시리즈B 라운드에도 참여해 후속투자(팔로우온)를 단행했다. 30억원을 추가로 집행하고 신주 RCPS 지분 1.3%을 추가 취득했다. 이 시기 에이피알 밸류에이션은 약 2000억원이었다. 에이피알의 시장·고객 타겟팅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역량 등을 높게 평가해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한벤처 투자는 202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에이피알 구주 33억원어치도 추가로 취득했다. 총 투자금액은 93억원이다. 운용사가 투자한 후 에이피알 매출은 481억원(2017년)에서 2022년 3977억원으로 불어났다. 회사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라 신한벤처투자는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재까지 총 120억원을 회수했다. 이미 원금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신한벤처투자는 에이피알 상장 후 지분 3.9% 가량을 보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분가치는 밴드 상단기준 576억원에 육박한다. 이미 회수한 성과까지 포함하면 멀티플 7배가 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신한벤처투자의 안목에 힘입어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도 고수익을 올리게 됐다. 에이피알 IPO 대표 주관을 맡게 돼 수수료로만 15억원 이상을 얻을 전망이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신한벤처투자는 에이피알 몸값이 1000억원대일 때부터 회사에 주목한 유일한 벤처캐피탈"이라며 "첫 투자 후 에이피알 몸값이 10배 이상 불어나 운용사는 상당한 차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벤처투자의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신한투자증권도 IPO 주관계약을 따내는 등 상당한 수입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 미래에셋벤처·하나벤처스, 멀티플 4배 넘길 듯...3년만 수백억 차익 예상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에이피알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운용사는 지난 2018년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해 신주 RCPS 14억원을 취득하고 나머지는 구주를 매입했다. 2022년에는 후속투자로 총 117억원을 집행해 구주를 인수했다. 운용사는 현재까지 매입단가 기준 약 8억원어치 주식을 매각해 회수성과를 냈다. 상장 직후 지분율은 4.1% 가량 된다.


하나벤처스는 단기간 가장 많은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총 160억원 가량을 투자해 에이피알 구주를 취득했다. 이후 지분 일부를 매각해 이미 수십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회사가 상장한 뒤에는 지분 약 4.2%를 보유하게 된다. 지분가치는 밴드 상단기준 637억원이다. 하나벤처스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각각 멀티플 4~5배에 이르는 투자성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도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하나증권도 하나벤처스 투자에 힘입어 에이피알 IPO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게 됐다. 인수수수료는 5억원 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2년 20억원을 투자해 회사 구주(0.6%)를 확보했다. 또 하나금융그룹 자산관리 센터 '클럽원'도 구주 수십억원어치를 매입해 개인에게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용사 세곳 이외에도 상당한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는 FI들이 다수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3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단행하면서 에스제이투자파트너스, 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에이피알의 밸류에이션은 7000억원으로 책정됐다. 2배 가량의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다만 이 지분 전량에는 6개월의 보호예수가 의무로 걸린 상태다.


한편 초기 단계에 투자한 FI들의 보유 지분 전량에는 1~2개월의 보호예수가 걸렸다. 이들은 에이피알 지분 취득에 활용한 펀드 만기를 고려해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벤처투자가 초기투자에 활용한 펀드인 '네오플럭스 기술가치평가 투자조합'은 올 9월 청산될 전망이다. 하나벤처스가 활용한 펀드는 지난 2022년 결성돼 만기가 넉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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