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KT 선택 이유는 '인공위성'
최대주주 변경 신청…UAM 상용화 등 협력, KT 출신 임원들 연결고리 역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1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현대차·기아)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현대차그룹이 KT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최대주주 변경 공익성 심사를 신청해 눈길을 끈다.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KT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것은 KT가 위성사업 강자인만큼 미래 모빌리티 사업과의 큰 시너지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과 KT의 파트너십의 역사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KT가 민영화가 된 이후인 2000년대부터 다수의 사업과 연구개발(R&D) 협력에 나서고 있다.


◆ 현대차그룹, KT와 혈맹…윤경림 전 KT 부문장 등 연결고리


현대차그룹과 KT의 협력은 '커넥티비티' 분야가 가장 활발하다. 커넥티비티는 자동차에서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뜻한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원격 시동 등 다양한 기능이 커넥티비티에 포함된다.


KT 주요 주주 지분율 변동.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SKT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어왔지만 KT와는 더욱 밀접한 관계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KT와 다양한 협업을 해오다가 지난 2022년 상호주식 교환이라는 일종의 '혈맹'을 맺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KT 자사주 약 7500억원(지분 7.7%)에 대해 현대차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3003억원(1.46%) 규모의 자사주와 상호 교환 취득했다. 해당 자사주 교환은 현대차그룹과 KT가 상호 주주가 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장기적인 사업 제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사업 협력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현대차그룹이 1대 주주에 올랐다.


윤경림 전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사장, 서정식 전 오토에버 대표 등은 양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윤 전 사장은 2019년 KT를 나와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 부장(부사장), TAAS 사업부장을 맡아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다 2021년 KT로 다시 돌아간 인물이다.


현대오토에버를 이끌었던 서정식 대표도 KT 출신이다. 서 대표는 KT클라우드컨버전스 TF장 등을 거쳐 2018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현대차 ICT본부장과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들은 KT와 현대차그룹 양쪽에 몸담았다는 점에서 혈맹의 실질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 KT, 인공위성 보유…미래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 확대


전 비행 과정에서 안전한 운항과 효율적인 스케줄 관리를 돕는 KT 지능형 UAM 교통관리시스템(UATM) 그래픽 모습. (제공=KT)

현대차그룹이 통신사 점유율 규모로는 SKT가 압도적인 1위임에도 KT를 선택한 이유는 인공위성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KT는 국내 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5기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위성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일환인 자율주행과 UAM(도심항공교통)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될 수 있다. 자율주행과 UAM에 최적화된 6G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상기지국과 위성까지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UAM은 도심 교통 체증을 해결할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높은 인구 밀도로 UAM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중에게 UAM이 안전한 교통 수단임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KT는 5G와 위성 통신을 동시에 연결하는 기술인 '5G-위성 듀얼 링크'를 통해  UAM 기체가 정상적인 비행 경로를 이탈하거나 5G 통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위성 통신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KT,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한 국내 UAM 첫 실증사업에 성공한 것이다. K-UAM 그랜드챌린지는 국토교통부가 2025년 국내 UAM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내 여건에 맞는 운용 개념 및 기술 기준 등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민관 합동 대규모 실증사업이다.


현대차와 KT 등은 이번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에 참가해 ▲기체 및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Vertiport)에 대한 공동 검증을 완료했다. 또 세계 최초로 eVTOL 항공기와 UAM 운용시스템, 5G 항공통신망 간의 통합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검증했다.


여기서 KT는 비행에 필요한 교통 및 안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체계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2028년 글로벌 UAM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데, KT와의 협력은 필수"라며 "자율주행과 UAM에 최적화된 6G 기술을 상용하기 위해서는 위성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KT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 새로운 차원의 이동수단 개발 속도도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 위치한 UAM 전용 시험장에서 실증사업에 참가한 'K-UAM 원팀'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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