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중고차 낙찰률 '뚝'…오토비즈 '삐끗'
오토비즈 1Q 매출 전년比 10.4%↓…홍해사태 여파, 수출 감소 영향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9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양산센터 전경. (출처=현대글로비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중개'에서 '경매'로 외연을 넓힌 오토비즈(중고차 중개 및 경매)에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고차 시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수출 거래가 줄면서 유통사업(CKD· 오토비즈·트레이딩) 가운데 나홀로 뒷걸음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1분기 유통사업 매출은 3조16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현대글로비스의 3대 사업무문(해운·물류·유통) 가운데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같은 기간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자동차를 운반하는 배)을 주축으로 하는 해운사업에서 14.1%(1조88억원→ 1조1511억원), 화물 운송 서비스인 물류사업에서 6.1%(2조1449억원→ 2조2748억원)의 매출 증대를 실현했다.


현대글로비스가 연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유통사업에서 보합세를 보인 것은 오토비즈의 부진에 기인한다. 현대글로비스의 유통사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CKD(반조립 제품), 오토비즈, 트레이딩으로 나뉘게 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1분기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은 오토비즈가 유일하다. 자동차 부품 수출을 일컫는 CKD(Complete Knock Down)의 1분기 매출은 2조6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0.1%) 늘었다. 또 알루미늄, 구리 등의 원자재를 수출입하는 트레이딩은 8.8%(3266억원→ 3555억원)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오토비즈 매출은 1706억원에서 1529억원으로 10.4% 뒷걸음쳤다.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낙찰률 추이.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현대글로비스는 오토비즈의 근간이 되는 중고차 경매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자다. 전국에 분포해 있는 4곳(인천·분당·시화·양산)의 경매센터를 통해 국내 중고차 경매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기반으로 중남미와 중동, CIS(독립국가연합·옛 소련권 국가 모임) 등에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영역을 '경매'에서 '중개'로 확장할 만큼 오토비즈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22년 1월 중고차 중개 플랫폼인 '오토벨'을 론칭하며 중고차 중개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중고차 중개업은 딜러와 전문 바이어를 이어주는 경매업과 달리 딜러와 일반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오토비즈 영역이 B2B(기업간 거래)에서 B2C(기업대 소비자간 거래)로 확장된 셈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오토비즈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에도 올해 1분기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거두게 된 데에는 홍해 사태라는 대외 변수가 작용했다. 글로벌 해상 물류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출 길에 오른 중고차 물량이 줄었든 탓이다.


오토비즈의 사업성은 얼마나 많은 중고차 물량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되는데,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경매에 출품하는 차량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다. 실제 올해 1분기 경매출품대수(LHS)는 3만5616대로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1분기에 2만2460대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분기 2만7507대 ▲2022년 1분기 3만2881대 ▲2023년 1분기 3만4281대로 이어지는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수출 바이어와 성사된 거래가 줄었고, 이는 현대글로비스의 오토비즈 사업이 올해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되는 요인이 됐다. 지난 1분기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매물의 낙찰률(RHS)은 57.0%에 그치면서 마지노선 격인 '60%' 수성에 실패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1분기 61.3%에 이어 ▲2021년 1분기 64.4% ▲2022년 1분기 61.6% ▲2023년 1분기 63.1%의 낙찰률을 기록해 왔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국내 중고차 거래는 전년 1분기 때와 비슷한 규모로 이뤄졌지만 수출은 장기화된 홍해 상태의 영향을 받아 줄었다"며 "자사의 온라인 중고차 중개 플랫폼인 '오토벨'을 통한 거래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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