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 국내 진출, "영향력 미미할 것"
오케이비트 인수로 29일 '크립토닷컴 코리아' 출시…실명계좌 확보 가능성 낮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7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케이비트 웹사이트 화면 (사진=오케이비트)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전세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인 크립토닷컴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코인간 거래 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사업자(VASP)인가를 받은 '오케이비트'인수를 통해서다. 그러나 코인마켓만 운영해서는 수익성이 낮아 실명확인입출금계좌(이하 실명계좌)발급 후 원화마켓까지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일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거래소인 오케이비트 인수를 통해 오는 29일 '크립토닷컴 코리아'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케이비트는 지난 2021년 코인마켓 VASP 권한을 얻었고 올해까지 VASP 권한이 유효하다. 앞서 2022년 6월 크립토닷컴은 오케이비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신고도 마쳤다. 크립토닷컴 코리아의 서비스 운영은 기존 오케이비트 운영사인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가 맡는다. 


크립토닷컴이 국내 진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는 들썩였다. 일각에서는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구도인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크립토닷컴의 진출로 인해 재편될 가능성도 점쳤다. 이 회사가 전세계 거래소 중 10위권에 드는 대형 거래소이기 때문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 기준 이 거래소의 일일 거래량은 약2조원으로 4조4000억원인 업비트보다는 적지만 1조1000억원인 빗썸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크립토닷컴이 오케이비트를 통해 한국에 진출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초 코인마켓만 운영했던 오케이비트의 존재감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초까지 오케이비트의 거래량은 0원에 가까웠다. VASP 등록까지 마쳤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 한 셈이다.


앞으로 은행과 제휴를 맺고 실명계좌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오케이비트는 원화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SC제일은행과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해 왔지만 당국이 올 초 '이해상충과 불공정거래 문제'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원화마켓 전환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인데 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마저도 3곳 이하로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크립토닷컴의 국내 진출과 원화마켓 운영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코인마켓거래소들이 실명계좌 발급에 계속 실패한 상황에서 크립토닷컴은 대주주가 해외거래소라는 핸디캡도 가지고 있어 원화마켓 거래소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오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금융당국이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거래소를 추가로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코인마켓거래소 운영하면서 실명계좌 제휴은행을 찾고, 금융당국의 신뢰를 얼마나 쌓느냐가 관건"이라며 "해외거래소가 들어옴으로써 국내 거래소와 경쟁하게 되면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투자자 편의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