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톺아보기
그룹사 형님들 위해 철저한 '페이백'
④최대주주가 현대차·기아, 일감 받아 매출 올린 뒤 환급하는 격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7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지난 201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이후 12년 연속 배당을 유지 중인 가운데 시장에선 일종의 '환급금'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대위아가 그동안 지급해 온 배당금의 절반 가량이 최대 고객사이자 형님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기아로 다시 유입된 까닭이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8조2076억원의 매출과 21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 106.5% 증가한 금액이다. 다만 배당금 재원이 되는 순이익은 22.5% 감소한 435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개별기준으론 매출만 소폭 늘었을 뿐 영업이익은 66%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전환 했다.


부진한 실적을 냈음에도 현대위아는 올해 3월 전년과 동일한 주당 700원, 총 186억5203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현대위아 지분을 약 40% 보유한 현대차와 기아는 총 74억원을 수령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95%)도 4억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대위아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배당을 건너뛰지 않았단 점이다. 현대차그룹에서 벌어들인 돈을 사실상 배당으로 되돌려주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안정적인 현금 창구가 되고 있다. 실제 현대위아는 영업이익과 순이익(개별기준) 모두 적자를 냈던 2017~2018년에도 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현대차·기아는 중국발 사드 보복과 미국 판매 부진 등으로 '어닝쇼크'에 빠졌고, 두 회사 매출 의존도가 90%에 달했던 현대위아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현대위아는 지난 12년간 총 2246억원을 배당금으로 집행했으며 이 가운데 42% 수준인 947억원이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그룹으로 흘러 들어갔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부터 총 909억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정 회장은 2014년 현대위아와 자회사 현대메티아·손자회사 현대위스코를 흡수 합병하면서 신주(1.95%)를 받았으며, 누적 배당액은 총 37억여원에 달한다.


나아가 현대위아의 연결 배당성향(28.4%)은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현대모비스와 HL만도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각각 14.8%, 23.9%였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이노션(6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그룹 상장사 10곳의 작년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현대오토에버 27.5% ▲기아 25.9% ▲현대차 24.9% ▲현대글로비스 18% ▲현대건설 16.5% ▲현대모비스 14.8% ▲현대제철 12.9% ▲현대로템 0% 순이었다.


현대위아가 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을 계속할 수 있던 주된 요인으로는 넉넉한 이익잉여금이 꼽히고 있다. 비상장사였던 시절에 무배당 정책을 고수했던 데다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이어진 글로벌 자동차 시장 호황기로 현금을 대량 비축해서다.


과거 기아 자회사로 차량용 핵심 부품을 공급했던 현대위아는 2000년까지 결손금을 쌓았으나, 외부 매각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쳐 이듬해부터 잉여금을 쌓았다. 특히 이 회사 잉여금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2002년 1000억원을 넘겼으며 ▲2004년 2215억원 ▲2008년 4298억원 ▲2011년 1조670억원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2010년 중반대까지 이어졌고, 2016년엔 2조원이 넘는 잉여금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위아 관계자는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점진적인 배당 확대 기조를 따를 뿐"이라며 "과거의 주주환원 규모와 배당성향, 중장기 재무정책 등을 고려해 배당금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선 현대위아가 배당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으로 납품하는 물량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신사업 일환인 열관리시스템 사업이 본격화됐단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선 현대위아가 올해 8조9588억원의 매출과 250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 중이다. 순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된 1437억원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대위아가 보유 중인 잉여금은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2조715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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