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사이클 시동
"가격 상승 기대 초월 vs IT 수요 회복 필요"
반도체 업황, 침체기 벗어나 본격 상승 들어서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출처=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향후 12개월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D램을 바탕으로 개선세를 시현하겠으나 불확실한 수요환경을 감안하면 개선 속도는 완만한 수준이 될 것입니다."(김웅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


"반도체 업사이클에서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기대를 초월합니다. 제조사들의 투자 여력은 줄고 인공지능(AI) 시장이 어떻게 확산될지 예상이 안 되는 상황에서 업사이클이 가속화 될 것입니다."(증권 업계 관계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가격 반등이 본격화 되고 있고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D램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업황도 침체기를 벗어나 본격 상승장에 들어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업황 개선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시각은 공통적이지만 개선 속도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이 엇갈린다.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시장 규모가 큰 모바일이나 PC, 범용 서버 등 전통 IT분야에서 가시적인 수요 회복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예상보다 빠른 회복으로 가파른 업사이클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나신평은 지난 달 25일 메모리반도체 산업점검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 제약 등으로 인해 IT수요환경 개선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점검했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소비 제약이 많아 IT 제품 구매를 촉진하는 강력한 동력원이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김웅 나신평 연구원은 "유로존과 아시아를 포함한 기타 경제 권역에서는 물가 부담 등으로 인해 유의적인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 침체로 중국의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등 IT수요환경 개선에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HBM 등 AI수요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업사이클을 이끌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모바일, PC, 범용 서버 등 IT분야에서 활용되는 칩의 수요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업사이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연구원은 "온디바이스AI 도입과 관련해서도 아직은 본격적인 AI 시장 개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프로세서의 연산 속도 한계로 기기 자체에서 작동하는 기능이 제한적이라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 있을 정도의 핵심적인 기능은 부재하다"며 "판매량 개선 수준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반도체 산업 초격차 확보를 위한 민·관 반도체 전략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2024.2.26 (사진=뉴스1)

반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레거시 제품까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본격적인 업사이클로 들어서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 탄력도가 점진적으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자극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부터 레거시 제품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확인될 레거시 수요 개선 과정 속에서 실적 반등 기울기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DDR5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D램 낸드의 가격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일반 서버의 수요가 아직까지 크게 올라오는 모습은 아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서버향 제품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부터 AI 수요 확대 기조가 레거시 제품 수요까지 확산되며 2025년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온디바이스AI로 인해 신규 IT기기의 교체수요와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늘어나며, 분기별 실적 회복세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TSMC로 구성된 AI가속기 독점 구조에 대항하는 새로운 세력들도 늘어나고 있어 추가적인 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TSMC의 생산 능력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AI반도체 업계에 병목현상이 나오자 반(反)엔비디아 전선을 구축한 오픈AI가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가 이끄는 AI 반도체 연합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픈AI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130조원 이상을 투자,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갖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비용의 100배가 넘는 규모로, AI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HBM이 필요 없는 새로운 AI추론칩인 '마하-1'을 개발 중이며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3D D램 등 새로운 형태의 메모리를 만들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16단 HBM 샘플을 만들고 있고 HBM과 연산 장치 간 병목현상을 줄이는 HBM-PIM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HBM의 성능을 2배 높일 수 있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만드는 등 업사이클을 앞당길 다양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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