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의 특수차 투자 "개인오너에다 현금흐름 굿"
안정적인 현금흐름, 시장 작고 기술력 필요해 진입장벽도 높은 편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4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텍산업의 2.5톤용 살포기 / 출처=이텍산업 홈페이지


[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의 특수·특장차 기업 투자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수·특장차 산업에는 다수의 중소기업이 포진해 있다. 또 개인주주가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고 현금흐름도 안정적인 편이어서 PE가 투자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소형 특수·특장차 기업의 주요 고객은 완성차 업체와 건설사,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다. 고소작업차와 사다리차, 카고크레인 등은 건설형 특수차량은 건설 관련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소방·경찰·방제 등과 관련된 공익형 특수차량은 공공기관에 팔리고 있다. 이외에도 복지·의료·도로정비 등에 쓰이는 특수목적형 특수차량도 산업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꾸준히 이어지는 PE의 특수·특장차 투자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이텍산업을 2000억원대에 인수했다. 이텍산업은 다목적도로관리차, 청소차, 살포기, 제설기, 준설차 등 다양한 형태의 특수차를 제작하고 있다. 이텍산업은 2019년 953억원의 매출과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수산중공업은 2018년 12월 두성특장차에 투자하는 PEF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지난해 말 수산중공업은 펀드의 자산을 분배받는 형태로 두성특장차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다. 두성특장차는 물류차, 캠핑차 등과 같은 특장차를 만드는 업체다. 두성특장차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98억원과 46억원이다.


PE가 투자했다가 다른 PE가 다시 재투자한 사례도 있다. 바로 전진중공업이다. KTB프라이빗에쿼티는 전진중공업을 92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8년 KTBPE는 이 포트폴리오를 웰투시인베스트먼트-모트렉스 컨소시엄에 2563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컨소시엄은 인수 직후 전진중공업의 자회사인 전진CSM을 수산중공업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635억원이다. 전진중공업은 콘크리트 펌프카와 숏크리트, 그리고 플래싱붐과 같은 건설 관련 특장차를 만드는 전문기업이다. 전진중공업은 2019년 979억원의 매출(개별기준)과 1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5년 신한대체투자운용이 보유하던 에버다임을 941억원에 인수했다. 에버다임은 현재 가종 건설기계와 광산기계, 그리고 소방특장차를 생산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버다임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909억원의 매출(연결기준)과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 옥터스인베스트먼트와 휘트린씨앤디는 건설 중장비·특장차 제조업체인 선진정공과 선진파워테크를 인수했다. 2019년 6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선진정공은 굴삭기 제관, 특장차 제작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 동양자동차공업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진공·화학·식품·유류 수송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고압살수차, 환경특장차, 아스팔트 살포차, 압착식 트럭 등도 제품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다.


국내 중견 사모펀드의 한 고위 임원은 "신종코로나감염증의 여파로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수차 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B2B와 해외시장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도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케이씨이피중공업의 붐펌프 / 출처=케이씨이피중공업 홈페이지

◆개인이 보유한 중소형 기업 다수…"크고 작은 딜 이어진다"


승용차 산업은 브랜드 파워를 지닌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상용차 산업 중 트럭과 버스, 택시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특수·특장차 산업은 상황이 다르다. 산업 목적마다 국가마다 최적화된 제품의 사양이 달라 중소형 기업이 전국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주주도 기업이나 투자사가 아닌 개인 경우가 많다.


강소기업인 케이씨이피중공업은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한 이텍산업과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 이 기업의 대주주는 윤영곤 대표(42.21%)다. 윤 대표는 2002년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2년 차에 케이씨이피중공업은 5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케이씨이피중공업은 콘크리트펌프와 잔수제거차, 고압살수차, 준설차, 진공흡입차 등 다양한 종류의 특장차를 제조하고 있다. 이 기업은 2019년 904억원의 매출과 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고가사다리차, 고소작업차, 그리고 크레인과 펌프카를 제작하는 호룡도 주목할만한 특수·특장차 기업이다. 이 기업 역시 대주주는 개인이다. 호룡은 지난 2017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2019년 매출은 724억원이다.


이외에도 아이씨엠씨, 대지정공(이상 400억원대 매출), 대진정공, 에이엠특장, 건양공업(이상 200억원대 매출), 천하통합, 씨엔에스티, 화인특장, 한중특장, 한국특장차, 골드밴, 디엘(이상 100억원대 매출) 등의 주요주주도 모두 개인이다. 노면청소차와 살수차, 항공기견인차, 소방차 등을 만드는 신정개발특장차는 통일그룹 계열사로 지난 2019년 468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국내 회계법인의 재무자문본부 관계자는 "각 분야마다 시장은 크지 않는 반면 제품 생산을 위해선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이 자체가 큰 진입장벽이 되어 현재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내는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오너인 회사가 다수여서 PE가 계속 관심을 둘 분야"라고 덧붙였다.  


특수·특장차 산업은 최근 산업계 내 화두인 ESG와도 연결된다. 이 산업 내 주요 분야 중 하나가 청소와 쓰레기 처리와 관련된 차량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디젤 엔진 중심의 에너지원을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한 이텍산업은 디젤 차량 기반의 도로관리 특장차를 전기차량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식 병원차 / 출처=대지정공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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