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아픈손가락' 11번가 다시 품을까
만년적자에 기업가치 뚝뚝…일각선 "재협상 후 수익 개선해 IPO 가능성" 주장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아픈 손가락' 11번가 매각에 애를 먹으면서 수천억원의 평가손실을 막기 위해 사업·수익 고도화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SK스퀘어]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나인홀딩스컨소시엄(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이 11번가 매각에 애를 먹으면서 기존 최대주주였던 SK스퀘어가 이 회사의 사업·수익 고도화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1번가 기업가치가 75% 가량 급락함에 따라 매각이 돼도 사실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일단 SK스퀘어는 앞서 투자유치 상호계약에 따라 매각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넘어간 만큼 우선 매각 움직임에 협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SK스퀘어는 2018년 나인홀딩스컨소시엄(FI)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계약 당시 상장에 실패하면 SK스퀘어가 FI의 지분을 되사들여오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이를 포기하면 FI가 대주주 SK스퀘어의 지분(80.3%)까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넣었다.


업계에선 당초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FI의 원금에 연이율 3.5%의 이자를 더한 약 5500억원을 주고 지분을 인수해야 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1번가는 지난해 9월까지였던 상장 기일을 지키지 못했고, 콜옵션마저 포기하면서 18.2%의 지분을 보유한 FI가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 80.3%를 시장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SK스퀘어가 FI와의 재협상을 통해 사업·수익 고도화에 다시 나설 것이란 목소리를 나오고 있다. 기업가치가 지난 2018년 2조7000억원에서 현재 5000억원 안팎까지 급감해 11번가 매각 후 사실상 회수할 자금조차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11번가 매각의 경우 FI가 먼저 자금을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현재 11번가의 기업가치가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 걸 고려하면 매각 후 SK스퀘어가 가져갈 몫이 사실상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11번가의 기업가치가 워낙 낮다 보니 SK스퀘어가 FI와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아 새로운 계약을 맺고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기업공개(IPO) 하는 방식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가 11번가의 사업 재개를 할 만한 투자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5065억원을 비롯해, 자회사 배당금 수익 등이 더해져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 자회사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확대 전망에 따라 연간 배당금 등 주 수익도 한층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SK스퀘어는 일단은 FI의 매각 움직임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유치 당시 상호계약에 따라 현재 FI 주도로 매각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 (SK스퀘어) 회사 차원서 협조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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